30대 이상 직장인들이 즐겨왔던 폭탄주가 이제 20대가 가장 선호하는 음주 형태로 자리 잡았다. 폭탄주는 술자리에서 소주나 양주를 맥주와 일정 비율로 섞어 제조하는 술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전국 16개 시ㆍ도의 만 15세 이상 남녀 2066명을 대상으로 주류 소비ㆍ섭취 실태조사를 한 결과, 20대가 폭탄주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최근 1년 새 폭탄주를 한 번 이상 마신 연령층으로는 20대가 49.2%로 가장 많았고 30대 34.9%, 40대 32%, 50대 21.2%, 60대 12.1% 순이었다. 10대도 22.7%나 폭탄주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간 한 번 이상 폭탄주를 마신 사람은 626명으로, 3명 중 1명꼴로 나왔다. 이 가운데 97%가 ‘소폭’을 1회 평균 4.1잔 마셨으며, 18.1%는 양주와 맥주를 섞은 ‘양폭’을 1회 평균 5.1잔 마신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인 남현우(26) 씨는 “폭탄주는 목 넘김이 좋고 무엇보다 빨리 취할 수 있어 좋다. 속전속결로 술자리를 마치고 싶을 때나 여럿이 기념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즐겨 마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에너지음료가 인기를 끌면서 ‘에너지폭탄주’를 즐기는 사람도 전체 조사 대상의 1.7%에 달했다. 에너지폭탄주를 마셔본 사람은 20대가 9.6%, 10대가 1.1%로 나왔다.

하지만 에너지폭탄주를 즐겨 마시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주성 서울대병원 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 부원장은 “에너지폭탄주는 카페인의 각성 효과 탓에 마시는 것”이라며 “알코올 분해를 위해서는 휴식과 수면이 필요한데 에너지폭탄주를 계속 마시면 알코올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해 건강에 해롭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드링크와 술을 섞어 마시면 신체적 나이를 더 빨리 들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김기훈 기자/kih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