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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 “지지자 입장 판단”... 文에게 無言의 항의?
〔헤럴드경제=이정아 인턴기자〕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의 ‘침묵’에 민주통합당의 애간장이 녹아가고 있다. 안 전 후보는 “지지자의 입장에서 판단하겠다”는 애매한 말만 남겨 놓고 또 다시 지방으로 칩거해 안 전 후보의 의중이 무엇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 전 후보는 지난 28일 칩거 닷새 만에 공평동 선거캠프 부근에서 캠프 본부장 및 실장급 인사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앞으로 무슨 일을 할 때 제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지지해 주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겠다”는 말만 남겼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특히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지원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향해 ‘무언의 항의’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쌓인 문 후보와의 앙금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새정치’라는 명분으로 모인 자신의 지지층을 고려하면 당장 문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와관련 “자신의 지지층을 자기가 묶어놓겠다는 의미다”며 “문 후보의 지지를 적극적으로 할 의향이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안철수의 침묵’에 안 전 후보 캠프 관계자들도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안 전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안 전 후보가언제 움직일 지 여부에 대해서는 “후보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캠프 일각에선 마냥 문 후보의 러브콜을 외면할 수만은 없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적극적이지는 못하지만 어떻게든 문 후보에 도움을 주는 스텐스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넓은 의미에서 민주당 측의 입장을 관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저희들은 12월 말까지 스탠바이인 상태”라고 말했으며,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국민들과 소통하면서 때를 기다리는게 안철수 스타일”이라면서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시기에 문 후보를 받아주려고 최대한 해단식을 늦추는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사퇴 당시) 안 후보가 파트너로서 문 후보에 대해서 실망한 상태였다”면서도 “이후 지방에 머무르면서 이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고 편하게 쉬시려고 하신 것 같다. 그리고 (안 후보는) ‘공과 사는 구분하시는 분’”이라고 전했다.

이는 문 후보의 구체적인 정치혁신과 정당혁신 등의 노력을 관망하면서 자신의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약속도 지키고, 향후 자신의 입지도 굳히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안철수의 침묵’이 최적의 타이밍을 고령한 안철수식 ‘타이밍 정치’ 연장선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정치 9단을 뺨치는 타이밍 정치로 중요한 정치적 고비 때마다 ‘여론’의 관심을 확실하게 잡아채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 갈등의 골이 깊었던 박근혜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돌입 이후 1주일 가량 지난 뒤에 이 후보돠는 별도의 동선으로 선거 지원에 나서는 소극적인 지원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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