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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문 ‘빈 곳간’ 채우기...朴은 ‘소통’ 文은 ‘안철수’
〔헤럴드경제=손미정ㆍ양대근 기자〕22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선거운동 초반 모두 ‘빈 곳간’ 채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박 후보는 선거 초반 필승 선거공식을 ‘소통’과 ‘젊음’에서 찾고 있고, 문 후보는 ‘안철수’와 ‘호남’에서 답을 찾고 있다. 두 후보 모두 공교롭게 선거운동 캐치프레이즈로 소통과 통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전략은 서로가 다른 지향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불통과 독불장군 이미지에 갇힌 박 후보가 선거 초반 역점을 두는 부분은 소통이다. 선거유세 차량만 보더라도 박 후보가 얼마나 ‘소통’ 이미지에 목말라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박 후보의 선거유세차량은 기존의 것과는 달리 유세차량 연단위에 ‘자유발언대’를 설치했다. 자유발언대에는 박 후보와 새누리당에 대해 호감을 갖지 않고 있는 유권자가 설 수 있다. 자신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사람들의 의견까지도 공개적인 장소에서 경청해 이를 정책에 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자신의 빈 곳간인 ‘소통’ 문제를 선거운동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곳간을 채우겠다는 셈법이다.

박 후보는 또 ‘귀족 대 서민’ 프레임으로 자신을 ‘귀족’ 이미지로 옭아매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지방 유세 동안에는 외박을 원칙으로 했다. 특히 박 후보는 외박은 호텔이 아닌 여관 등에서 해결하는 것으로 예정됐다. 그는 지지기반 중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젊은층’에 대해서는 대중 인지도가 높고 당을 이끌어갈 전ㆍ현직 의원들로 꾸려진 ‘행복드림유세단’을 가동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막판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와의 갈등으로 ‘미완의 단일화’로 시달리고 있는 문 후보는 ‘안철수’와 ‘호남’에서 답을 찾고 있다.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문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 목소리를 들어주고 대변하고 반영하는 정치가 돼야 하는데 그동안 우리가 너무 일방적인 정치를 해왔다”며 “안 전 후보가 새로운 정치 바람을 많이 일으켰기 때문에 이번에 (정치가) 제대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그런 목표로 정치를 하고 있다. 제대로 한번 해보겠다”며 “(안 후보와) 결국 하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후보 등록 다음날인 지난 26일 첫 행선지로 광주를 꼽은 것도 안철수와 호남을 동시에 안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국립 5ㆍ18민주묘지를 참배한 그는 “새 정치에 대한 방안을 보완ㆍ발전시키고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며 ‘범국민적 새정치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뜻도 밝혀 안 전 후보에 대한 강한 미련을 보였다. 이날 5ㆍ18 국립묘지 참배 대열의 앞줄에는 광주ㆍ전남 시민사회 인사들이 자리했고 민주당 인사들은 뒤로 빠진 것도 호남 홀대론을 의식한 것이다.

문 후보가 또 공식 선거운동 첫날 방문지로 부산을 택한 것도 안철수와 무관치 않다. 부산이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도 있지만 안 전 후보와의 경쟁을 통해 지지율을 높였다는 점에서 안 전 후보를 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두 후보 모두 이처럼 ‘빈 곳간’에 주목하는 것은 20%에 달하는 부동층과 10% 내외의 이탈 가능층을 껴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진보 대 보수’라는 큰 구도 아래서 승리 공식을 쓰기 위해선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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