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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 A후보 지지자, 정책 궁합은 B후보?
요즘 인터넷에서 궁합사이트가 인기다. 정확히 말하면 공약으로 보는 ‘대선후보와 나’의 궁합이다.

최근 다음 등 일부 사이트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돕는 방안으로 공약만으로 지지후보를 ‘판별(?)’하는 이른바 대선공약 블라인트 테스트가 유행이다. 대선주자들이 말로만 외치는 ‘정책선거’ 바람이 이제는 유권자들로부터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궁합사이트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제안자가 명시돼 있지 않은 세 후보의 공약 중 자신이 가장 공감하는 공약을 선택만 하면 된다.

궁합사이트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이 사이트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에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면서부터다. 평소에 A 후보 지지를 밝혀온 사용자들이 다른 후보와 더 ‘궁합이 잘 맞는다’는 ‘뜻밖의’ 테스트 결과가 공개되자 허겁지겁 수습에 나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는 것. 당황스럽고 억울한 이들의 마음은 다음 한 마디로 요약 가능하겠다. ‘내 마음은 이게 아닌데….’

대선공약 블라인드테스트를 제공하는 사이트 중 하나인 Montazu(www.montazu.com)의 조사에 따르면 약 10000명의 참가자 중 자신의 평소 지지후보와 결과가 같냐는 질문에 30%(3079명)가 ‘아니요’라고 답했다.

지난 5~9일 서울지역 대학 학보사에서도 공약만으로 대학생들의 선호도를 조사하는 비슷한 방식의 테스트 실시했다. 그 결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공약이 가장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지지성향이 가장 높은 20대들의 ‘의외’의 선택에 2030 표심잡기에 막막해하던 새누리당은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왜 그런 부분들이 홍보가 안되는지 모르겠다. 준비된 후보란 게 이런 것에서 드러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유권자가 자신의 표를 행사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공약에 공감한다고 곧 해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다만 대한민국의 ‘선거문화’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도 이 같은 공약 블라인드 테스트의 등장과 유행은 충분히 의미 있다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반면 구체적인 실천방안 없이 간단하게 개념화된 공약만으로 후보를 평가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어떻게 현실성 있게 공약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없고, 좋은 말만 나열돼 있어 이것만으로는 후보를 선택하기 어렵다”며 “또한 문제는 어떤 공약이 좋냐가 아니라 좋은 공약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냐”라고 꼬집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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