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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퓰리즘 공약 남발…사회갈등은 뒷전?
버스파업·새만금 등 곳곳 부작용를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와 대선 후보들이 민원성 법안 처리에 열을 올리며 사회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각종 이해관계가 얽힌 법안들을 서둘러 처리하려다 보니 다른 한쪽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해 사회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대선 때마다 나오는 단골메뉴인 ‘택시의 대중교통화’ 약속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서 처리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이에 대해 전국 17개 시ㆍ도의 버스운송조합은 22일 0시부터 동시 파업을 예고했다. 자칫하면 최악의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버스업계의 반발에도 정치권이 이 법안 통과를 밀어붙이고 있는 이유는 ‘30만 택시인’의 표 때문이다. 2012년 현재 택시업계 종사자는 약 30만명이고, 버스업계는 11만명으로 추정된다.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들은 택시업계를 잇달아 방문하며 그들의 요구를 대폭 수용했다. 당연히 버스업계는 “택시업계를 개인사업자인 개인택시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택시를 대중교통 영역으로 편입시켜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주장”이라고 반발한다.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할 정치권이 ‘표’에만 급급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이에 애꿎은 시민들만 불편을 겪을 처지가 된 셈이다.

새만금도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약방의 감초다. 여야 의원 173명은 지난 5일 새만금 사업의 개발 전담기구인 ‘새만금개발청’을 신설하는 등의 내용의 ‘새만금 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공동으로 발의했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모두 전북 지역을 찾아 지역 현안인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에 공감대를 나타내면서 지지부진했던 특별법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런데 다른 지방자치단체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난색이다.

이 밖에도 국회 지방재정특별위원회는 영ㆍ유아 무상보육 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자체 지원비율을 현행 50%에서 70%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여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그런데 이처럼 선심성 법안들이 일사천리로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고 있는 반면, 당장 시급한 새해 예산안 논의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정치학과)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선거가 있을 때마다 정치권은 선심성 법안 처리를 남발하면서 이익집단 간의 갈등 해소보다는 조장해온 측면이 있다”면서 “대선 주자들이 표를 의식해서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데, 사회적 쟁점들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히고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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