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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측 제안 ‘공론조사’…文측 수용거부 까닭은......安지지자 높은 충성도 비해…민주 내 非盧세력 文비토 가능성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수싸움’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이 20일 이례적으로 전날 안 후보 측이 제안한 단일화 방식안을 전면 공개하는 초강수를 둔 것도 ‘수싸움’에서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다. ‘여론조사+공론조사’의 큰 틀에선 합의를 봤지만 구체적인 ‘디테일’에 들어가선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칼을 숨기고 있는 것. 문 후보의 말처럼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 셈이다.
▶여론조사+공론조사=우 공보단장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안 후보 측이 여론조사와 공론조사를 병행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지난 18일 제안한 ‘여론조사+α’를 모두 받아들인 모양새다. ‘플러스 α’도 문 후보가 한 예로 들었던 공론조사로 택했다.
안 후보 측이 이처럼 여론조사 외에 공론조사를 하자고 제안한 것은 여론조사만을 고집할 경우 안 후보가 자신 쪽에 유리한 구도로 단일화 방식을 만들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문 후보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식의 그림을 만들기 위한 계산법인 셈이다.
이와 함께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들쭉날쭉하며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여론조사만 고집할 경우 꼭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플러스 α’로 문 후보가 제안한 공론조사를 곁들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여론조사와 공론조사를 모두 실시할 경우 두 후보 모두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두 후보 간 ‘담판’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의 대상이 됐다.
안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만 가지고 하기에는 뭔가 좀 지지율이 박빙이면 운적인 요소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과연 대표성이 있는가 물음표가 있다”며 “오차범위 밖에 있다면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조사만 가지고 가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동수의 원칙에 흔들리는 배심원 집단=하지만 문제는 공론조사에 있어 배심원단 수에 있다. 우 공보단장에 따르면 안 후보 측은 배심원을 구성하되, 민주당은 1만4000명의 중앙대의원으로 하고, 진심캠프는 후원자 중 민주당 중앙대의원 수와 동일하게 랜덤으로 추출하자고 제안했다. 추출은 공론조사기관에 맡겨 랜덤하게 추출하는 방식이다. 다만 TV토론 이후 후보 결정방안은 민주당과 진심캠프 두 그룹으로 구성된 배심원단 각각이 1만4000명의 배심원 중에서 3000명이 응답할 때까지 조사하고 그 조사 결과를 합산하자고 했다.
안 후보 측의 이 같은 제안에는 ‘조직동원의 가능성’과 ‘표의 이탈 가능성’ 두 가지를 치밀하게 계산에 넣은 것으로 분석된다. 배심원단 수를 50대50 동수로 함으로써 민주당의 조직동원 가능성을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배심원단 수를 민주당 대의원 수로 정한 것은 민주당이 친노(親盧)와 비노(比盧)로 전열이 흐트러져 있다는 점을 감안한 계산법이다. 비노(比盧) 세력 중 상당수는 언제든 안 후보 측 지지자로 옷을 갈아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문 후보 측은 배심원단을 민주당 지지자와 안 후보 지지자 구분없이 인구비례로 구성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비례로 배심원을 구성할 경우 조직동원도 가능할 뿐 아니라 중ㆍ장년층 지지율이 높은 문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와 관련해 “문 후보측이 불리해지는 이유는 안철수 지지자는 통제적 집단”이라며 “안 후보는 50을 순수하게 자기 지지자로 구성할 수 있다. 반면 문재인 지지자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가 있다. 문재인 지지층은 비주류였던 세력이 지금 노무현 집권으로 여기까지 와있다 보니까 내부 문제가 많다. 이론적 논쟁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고, 진보는 분리돼서 망한다고 정치 입장에 차이가 있다. 애당초 50이 철저하게 문재인 지지자로서 50을 지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근혜에 경쟁력있는 후보는” 조사문구도 문제=안 후보 측은 또 공론조사 문구로 “선생님께서는 박근혜 후보에 이길 후보로 안철수 문재인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로 제안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경쟁력을 물어보자는 것이다.
이 같은 제안에는 적합도와 경쟁력 중 경쟁력 부분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실제 경쟁력으로만 물었을 경우에는 안 후보가 문 후보에 비해 7%가량 높게 나오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특히 이름 배열도 안 후보를 문 후보보다 먼저 놓아 안 후보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배열로 제안한 것도 고도의 계산법이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 무리할 정도로 안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공론조사 문구를 들고 나온 것은 이 안을 고집하기보다는 처음 기선제압을 위해 세게 내지른 감이 없지 않다”며 “21일 줄다리기 협상을 통해 보다 유리한 방안을 얻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양대근 기자ㆍ이정아 인턴기자/bigr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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