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8일 단일화 협상 재개를 전격 합의하면서 양측은 이해득실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문 후보는 ‘다 내주는 통큰 양보’와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을 통해 주도권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안 후보는 협상중단이라는 ‘배수진(背水陣)’을 치면서까지 민주당 쇄신을 이끌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文, ‘통큰 양보’로 주도권= 문 후보 측은 ‘지도부 사퇴’와 ‘단일화 방식’ 양보라는 초강수를 통해 양수겸장(하나의 표적에 대해 두 방향에서 공격하는 것)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19일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 두 개의 결정에 맞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안 캠프 측에서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일화 주도권도 문 후보 쪽이 쥐게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문 후보는 투표시간 연장과 관련 이른바 새누리당의 ‘먹튀방지법’을 전격 수용하면서부터 ‘승부사적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해 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해찬 대표 사퇴를 두고 문 후보가 리더십에서 문제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위원회와 당쇄신파가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을 때, 문 후보는 결정을 미루다가 안 후보가 협상 재개 조건으로 최후통첩을 내건 이후에야 수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 安, 정치쇄신 부각= 안 후보 측에서는 “문 후보가 해내지 못한 민주당 쇄신을 이끌어낸 안 후보의 리더십을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안 후보가 민주당의 인적쇄신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지만, 캠프 내에서 “문 후보 측 새정치위원회에서 제기한 문제를 복기해야 한다”며 강조한 바 있고 이 대표의 퇴진으로 ‘친노(친노무현)계’ 계파정치의 청산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최종 발표된 새정치공동선언도 안 후보가 제기한 정치개혁안이 대부분 반영됐다. 안 후보가 민주당 뿐 아니라 새누리당의 정치쇄신까지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의 양대 정당과 차별화를 두면서 무당파와 중도층의 결집력을 높여 단일화로 인한 지지율 상승 효과를 이끌 수 있을 거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협상을 중단하면서까지 문 캠프 관계자들의 사적인 발언을 일일이 문제 삼은 점과, 단일화 자체를 정치쇄신이라는 대의보다 단일화를 위한 감정싸움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게 됐다.

▶결국 여론조사...文 “상승세” 安 “본선경쟁력”= 양측의 최종 이해득실은 결국 이달 25~26일 후보등록을 앞둔 최종 여론조사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로선 문 후보가 소폭 상승세, 안 후보가 정체현상을 빚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17~18일 동안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자구도에서 박근혜 후보가 44.7%에 이어 문재인(28.3%), 안철수(21.5%) 후보가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5%포인트) 하지만 박 후보 지지자를 제외한 적합도조사와 경쟁력 조사에서는 두 후보간 엎치락 뒤치락 우열알 가리기 함든 상황이다.

문 후보 측은 "상승세를 기반으로 단일화 경쟁에서 계속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면서 막판 민주당의 조직력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반면 안 후보 측은 “본선에서 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면서 표의 확장성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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