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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安 단일화...복잡한 함수 게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단일화 방정식’이 결국 ‘반영률 경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측이 모두 수긍하는 ‘아름다운 그림’을 위해선 단순 여론조사나 국민참여경선 가능성은 처음부터 논의 대상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야권 단일화를 최대한 포장해 야권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도 여론조사와 전문가평가, 국민경선 등 2~3개의 방정식으로 이뤄진 복잡한 함수 게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함수는 몇 개=정치권에선 10ㆍ26 서울시장 선거 당시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뤄질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TV 토론 이후 7만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참여경선과 여론조사 방식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야권 단일화의 밑그림은 2~3개의 방정식이 혼합된 고차 방정식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안 후보는 지난달 7일 △국민동의 △전문가 평가 △여론조사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한 바 있으며, 문 후보 역시 △국민의 참여 △알권리 △통합 등 단일화 3대 원칙을 내세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심원단 평가→여론조사’의 2개 방정식 내지 ‘배심원단 평가→전문가 평가→여론조사’라는 3개 방정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단일화 룰 협상팀이 지난 13일 합의한 TV토론은 국민의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론조사 실시 하루 나 이틀전에 실시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쟁점이 되고 있는 국민참여는 배심원단 평가로 돌리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는 민주통합당의 청년비례대표 선발 당시 도입한 슈스케 방식을 일부 차용한 것이기도 하다.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됐던 모바일 경선 투표는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다 당내에서도 효용성을 놓고 논란이 일었던 만큼 단일화 이후 ‘깨끗한 승복’ 차원에서도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문제는 2~3개의 함수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3개 방정식의 경우 여론조사 60%, 국민참여 및 전문가 평가가 각각 20%씩의 배점으로 조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적합도 vs 경쟁력...‘문안 논쟁’=여론조사의 경우 가장 큰 쟁점은 적합도를 볼 것이냐, 아니면 경쟁력을 볼 것이냐로 요약되고 있다. 문 후보측은 지난 10ㆍ26 서울시장 선거 당시 처럼 야권후보 적합도를 주장하는 반면, 안 후보측은 “이기는 단일화”를 명분으로 경쟁력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협상 테이블에선 예상외로 쉽사리 타결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협상장 밖에선 기싸움을 벌여도 막상 테이블에 앉아서는 적합도와 경쟁력을 적용한 여론조사를 동수로 돌려 이를 반영하는 식으로 하면 기술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선택 문제=안 후보측은 새누리당 지지층을 상대로 묻는 야권 단일화 후보 지지율에서 문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는 점을 들어 여론조사의 ‘역선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대선 투표에선 박 후보를 찍을 유권자들이 여론 조사에선 문 후보를 지지해 여론 조사 결과가 왜곡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면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포함할 경우 문 후보가 7%p 가량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여론 조사 과정 첫번째 항목에 지지 후보나, 지지정당을 물어보고, 새누리당이나 박 후보 지지자에 대해선 조사 결과에서 제외하자는 방안이 나온다. 대신 이 경우 질문 항목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라고 할 것이냐, ‘박근혜 후보’라고 할 것이냐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고차원 방정식도 결국은 일차 함수로 바꿔야 풀 수 있다”며 “상수로 바꿀 수 있는 변수를 단순화하면 예상보다 쉽게 단일화 룰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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