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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세계 공장’ 서 ‘시장질서 주도자’ 로…中 외자기업 고삐 더 죈다
새로운 중국 시진핑 시대 새 경제정책 …한국기업엔 위기이자 기회
내실경영·민족주의·질적성장 중시
외국투자 기업보다 자국기업 육성
7~8%대 중성장시대 진입 전망

베이징현대·둥펑위에다기아
삼성 낸드플래시 공장 건설등
국내기업 성공모델 벤치마킹을



시진핑 시대는 한국 기업에 위기이자 기회이다.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민족주의 성향이 강하고 자국 기업 육성, 성장 중심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 기업의 진출을 환영하던 중국은 이제 옛말이 되고 있지만, 시진핑 시대에는 그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과 중국기업 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리란 의미다.

위기만 있는 건 아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새롭게 공략할 기회도 넓어진다. 신소재 기술, 첨단 IT 산업, 신에너지 사업 등 시진핑 정권이 전략적으로 강화할 사업군은 향후 중국 경제의 핵심키워드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2일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시진핑 시대 중국 경제의 특징은 내실 경영, 민족주의, 질적 성장 등으로 요약된다. 기존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등의 정권이 10% 내외 고성장정책을 추진했다면, 시진핑 시대는 고성장에 따른 문제점을 수정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중성장 시대(8% 내외)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한다. 현대경제연구원 측은 “수출 중심의 성장 전략이 한계에 달하기 때문에 중국 내에서도 안정적인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외국 기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보다는 자국 기업 육성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 포럼에 강연자로 나선 박종선 전주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역시 “시진핑 시대 지도부가 현실적이며 중국 중심의 민족주의적 색채를 갖고 있다”며 “중국의 강대국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공장에서 직원들이 차량 생산에 분주하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중국 정부의 견제가 강화되는 흐름 때문에 중국 합작기업이 한층 각광받을 전망이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고 현지 진출을 꾀하려면, 합작법인은 사실상 불가피한 선택이다. 현대ㆍ기아자동차의 경우 베이징현대, 둥펑위에다기아 등 중국 합작법인이 이미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중국에서 지난해 폴크스바겐(219만대)에 이어 GM과 현대ㆍ기아차가 각각 120만대, 117만대로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였다.

최근 현대차는 베이징 3공장까지 가동에 들어가 현지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이미 착공에 들어간 기아차 3공장의 30만대 규모를 포함, 기아차의 생산능력까지 더하면 연간 174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2016년엔 200만대 생산규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한발 앞서 중국과 합작법인을 설립,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그밖에 포스코, 두산,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도 중국 합작법인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한 상태이다. 박 교수는 “시진핑 시대에서 비즈니스 성공을 거두려면 다양한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합작투자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첨단산업 육성 등에 따른 중국의 질적 성장 추진도 시진핑 시대의 특징이다. 고부가가치 산업의 중요성이 배가된다는 의미이다.삼성전자가 최근 중국에 대규모 낸드플래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중국 반도체시장을 선점하고 점차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정보통신기술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 짓는 반도체공장에는 초기 23억달러가 들어가며 향후 단계적으로 투자를 늘려 총 70억달러로 확대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역대 중국 투자 중 최대 규모이며, 삼성전자가 해외에 반도체공장을 짓는 건 미국 텍사스 주에 이어 두 번째다. 양산에 들어가면 월 10만장 분의 반도체를 생산하게 되고,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총 1만3000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중국 광저우에 2014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21만평(69만5000㎡)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미 중국은 LCD TV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고, 2014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3억57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을 포함, 시진핑 정권이 7대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선정한 분야는 에너지 절약 및 환경보호, 차세대 정보기술, 신재생 에너지, 신소재 산업, 신에너지 자동차, 첨단장비 제조, 바이오 등이다. 박 교수는 “중국과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모색해 신제품과 육성 사업군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선 고부가가치 산업을 앞세워 중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게 오히려 독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위기도 나온다. 기술력이 핵심인 분야에서 적극적인 중국 진출이 자칫 기술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려면 생산설비나 인력 등을 대대적으로 중국에 투입해야 하지만, 중국업체 역시 해당 분야의 잠재 경쟁자”라며 “기술유출, 인력유출 등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시대에 맞춘 중국시장의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향후 신성장산업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중국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기술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현지화를 통해 내수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의료, 관광, 교육 등 서비스시장 진출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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