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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물에 빠져 실종된 8세 아들, 15년 뒤 영국서 ‘부활’
[헤럴드경제=정태란 기자]중국에서 8살 난 아들이 강물에 빠져 실종됐다가 15년만에 부모를 만나게 된 드라마같은 스토리가 공개됐다.

중국 화서도시보(華西都市報)는 1일 자식을 잃은 지 15년만에 생사를 확인하게 된 한 특별한 가족의 드라마틱한 사연을 소개했다.

쓰촨성 이빈시에 살던 롱롱(가명·당시 8세)은 1997년 7월 8일 중간고사를 마치고 친구들과 강변에서 놀다가 물에 빠졌다. 멀리서 그 광경을 본 어부가 아이를 구하러 갔지만 아이는 이미 사라졌다. 롱롱의 부모는 아이의 시체를 수색하는 한편, 실종 전단을 제작해 사방으로 수소문했다. 시체마저 찾지 못한 롱롱의 부모는 이듬해 아들의 빈 자리를 갓 태어난 쌍둥이 남매로 메웠다.

당시 롱롱은 물에 빠져 허우적대다 목재 파편을 붙들었다. 센 물살 속에서 죽을 힘을 다해 파편을 붙들고 이틀을 버텼다. 강의 하류에 떠내려 온 롱롱은 인근 어부들에 의해 구조됐다. 롱롱은 머리 뒤쪽이 크게 다쳐 수술을 받았지만 두 달이나 무의식 상태로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아이가 병원에 입원해있는 동안 방송국은 아이의 부모를 찾았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깨어난 롱롱은 일부 기억을 상실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그 후 롱롱은 마음씨 좋은 왕씨 부부에게 입양돼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랐다. 물에서 건졌다는 의미로 왕수이(王水)라는 새로운 이름도 얻게 됐다. 원래 성적이 뛰어났던 롱롱은 명문대학교를 졸업한 뒤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했고 결혼도 했다. 영국 생활을 하면서 기억이 돌아온 롱롱은 자신이 물에 빠졌던 사건과 친부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런 가운데 롱롱의 할머니는 지난 6월 TV에서 12년간 헤어졌던 아이와 가족이 만나는 모습을 보고 손자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다. 할머니는 “나는 늘 롱롱이 살아있다고 생각했다. 내 손자 시체도 못 찾았는데 다시 한번 찾아보자”며 아들 부부에게 부탁했다. 롱롱의 동생이자 손녀인 샤오위에(가명·14)는 인터넷에 가족의 자세한 사연과 함께 메신저를 연락처로 남겼다.

그리고 7월의 어느 날 롱롱은 한번도 본 적 없는 여동생, 샤오위에에게 메신저로 연락해왔다. 롱롱의 부모는 아들이 살아있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명문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에서 연락해온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친척들은 사기꾼이 틀림없다며 경계하라고 조언했다. 


이에 롱롱은 대학교 졸업장을 비롯,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보내고 필요하다면 머리카락을 중국으로 부칠테니 유전자검사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롱롱의 부모는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남성에게 메신저를 통해 어렸을 때 기억하는 추억과 집안 생김새 등을 물어봤다. 부모는 대답을 들으면 들을수록 롱롱임을 확신하게 됐다. 롱롱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아닌 다른 아이의 사진을 보내며 “이 아이가 당신의 아들이 맞냐”고 물었다. 부모가 아니라고 말하자 이번에는 자신이 8살 때 찍은 사진을 보냈다. 진짜 롱롱이었다.

이 기적같은 이야기에 중국 언론과 누리꾼들은 “영화로 제작해야 한다”며 감탄과 박수를 보냈다.

현재 롱롱은 영국에 함께 있는 양아버지의 염려 때문에 중국으로 귀국하는 대신 친가족을 영국 집으로 초대했다. 롱롱의 부모는 “양아버지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모든 일이 잘되었으니 이제 안심이다”고 말했다.

tair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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