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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길 최고위원직 사퇴 ‘초강수’...‘李-朴사퇴’, 文 결단만 남았다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김한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1일 최고위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지도부 측은 “이미 2선으로 물러난 상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당의 전권을 위임받은 문재인 대선후보의 선택만 남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당 지도부 출범 이후 지난 다섯 달 동안 지도부가 민주당의 변화와 쇄신을 실천하지 못한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지도부의 일원인 제게도 책임이 있다. 저부터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문 후보가 민주당의 쇄신을 거리낌 없이 이끌 수 있도록 현 지도부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용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이미 지도부의 전권을 후보에게 위임했음으로 대선기간동안 지도부의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그는 당내 비주류 의원 모임의 토론회에서 “더 이상 머뭇거려선 안 된다. 대선 승리엔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망설임 없이 행하고 해(害)가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버릴 각오가 돼야 한다“면서 강한 인적쇄신을 주장한 바 있다.

문재인 캠프 내에서도 ‘지도부 총사퇴’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새로운정치위원회(새정치위)는 당의 인적쇄신 문제와 관련, 전날 전체회의에서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총사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오늘 오후 중으로 정해구 간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특히 새정치위는 당초 당의 투톱인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의 퇴진만 요구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민주당의 쇄신 부족을 두 사람 책임으로만 돌리긴 어렵다고 판단해 지도부 총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위 측은 “문 후보의 의사와 별개로 위원회 자체적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일정 부분은 문 후보의 속내가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새정치위 참석자는 “당내에서 제기되는 이-박 사퇴론은 권력투쟁 성격도 전혀 없지 않아 보인다”며 “그러나 우리가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권력투쟁이 아니라 진정한 쇄신을 위한 첫 걸음을 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도부 측은 아직까지 총사퇴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지도부는 이미 선대위를 꾸릴 때부터 기득권을 포기하고 2선으로 전부 다 물러났다. 이미 2선으로 물러난 두 분한테 자꾸 물러나라고 하는 것도 저는 좀 어색하고 본다”면서 “문 후보도 두 분이 대선에서 지역에서 열심히 뛸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라는 판단을 갖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이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문 후보도 더이상 당내 상황을 그냥 보고 있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만약 이번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문 후보는 같은 친노(親盧ㆍ친노무현)계 선대위직 사퇴에 이어서 정당쇄신 등 정치개혁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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