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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판 X파일 ‘라가르드 리스트’ 뜨거운 감자로
- 2010년 HSBC스위스지점이 佛 라가르드에 넘긴 비밀계좌 명단

- 이를 폭로한 그리스 주간지 대표 경찰에 붙잡혀


[헤럴드경제=윤현종기자] 탈세의혹을 받아온 그리스 고위층 2000 명이 포함된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 리스트가 그리스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 사실을 폭로한 그리스 언론인은 경찰에 체포됐다.

BBC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간) 그리스 주간지 ‘핫독(Hot Doc)’ 대표 코스타스 박세바니스가 특정인 실명을 무단공개하는 등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된 명단에는 스위스 은행에 거액의 비밀 계좌를 보유하고 탈세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아온 그리스 고위층 2000 여 명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

박세바니스는 “정치인들이 거의 3년 간 이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취급해왔다”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명단을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의회가 그리스 대중의 임금을 삭감하는 법안 투표를 앞둔 마당에 명단에 오른 대부분은 비밀리에 스위스로 자금을 이체해 세금부과를 피하고 있었다”며“중요한 것은 그리스가 굶주리고 있을 때, 이들은 이윤을 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세바니스는 “당국이 탈세범을 체포하는 대신 진실과 언론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며 “자신은 언론인의 의무를 다한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공개된 명단에 포함된 인물들이 실제로 세금을 회피하거나 돈세탁을 저지르는 등 법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박세바니스가 폭로한 이른바 ‘라가르드 리스트’는 HSBC 은행 스위스지점 직원이 2년 전 크리스틴 라가르드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에게 넘긴 명단이다.

당시 프랑스 당국은 이 명단을 탈세자 소탕에 활용하라며 그리스 재무부에 건넨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리스는 명단의 전달 여부를 놓고도 분열되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명단에 집권층과 유력 기업가가 연루돼 있어 이를 덮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시달려왔다.

재정 긴축 속에 임금 삭감의 고통을 견디고 있던 그리스 시민들은 명단 공개와 조사에 주저하는 정치권의 모습을 보며 분노해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이번에 폭로된 명단에는 게오르게 불가라키스 전 문화부 장관과 재무부 직원, 유력 기업가 등 고위층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른바 라가르드 리스트는 그리스 경제 엘리트층의 명단과 같다”며 “즉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03년 HSBC 제네바지점에 계좌를 개설했다고 알려진 불가라키스 전 장관은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중상모략일 뿐”이라며 계좌 보유를 부인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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