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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닝보, 화학공장 증설 백기투항
1000여명 주민 반대시위
지방정부 사업철회 결정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화학공장 증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거센 시위에 중국 정부가 백기를 들었다.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 전하이 구에서 진행 중이던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시노펙)의 화학공장 증설에 1000여명 이상의 주민이 1주일간 반대 시위를 벌이면서 계획이 중단됐다고 29일 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가 보도했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시위는 28일까지 이어졌다. 이날 시위에서는 공안 200명이 시정부 청사 밖 나무에 걸린 현수막을 찢고 일부 시위대를 건물 안으로 연행하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위대가 류치(劉奇) 시장이 물러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닝보 시는 이날 오후 시위대 대표와의 면담을 전격 추진한 후 내부 회의를 통해 사업 철회를 결정했다.

닝보 시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성명에서 “과학적 조사가 추가 진행될 때까지 전하이 구 공장 증설 사업은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노펙은 당초 전하이 구에 500억위안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이 공장이 플라스틱과 페인트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파라크실렌을 생산한다는 것.

현지 인터넷에서는 파라크실렌이 중추신경계와 간, 신장 등 장기를 손상할 수 있고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위로 번졌다. 지난 주말 시위에는 어린아이를 안고 나온 ‘유모차 부대’도 있는 등 전 가족이 참여해 ‘다음 세대를 위해 투쟁하자’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닝보 시의 시위에는 유명인들의 격려가 쏟아지며 관심을 더했다. 중국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스타로 유명한 여배우 야오천은 웨이보에 “지난번 촬영차 들른 닝보는 먹거리와 잠잘 곳이 좋고 피부도 좋게 만드는 곳. 아름다운 도시를 귀하게 여기자”고 주장했다. 다른 연예인들도 닝보 주민들을 격려하는 글을 보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주민들의 반대 시위에 쓰촨(四川) 성의 구리공장 건립 계획이 무산되는 등 권력 교체가 이뤄지는 18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은 정국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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