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논란이 대기업 때리기로 번진 가운데 10대 재벌그룹의 비상장 계열사들이 거액의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에서는 배당액이 당기순이익의 13배나 됐다.
2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2010∼2011 회계연도 10대그룹 소속 592개 상장사 및 비상장사의 배당현황을 분석한 결과, 비상장사(499개)의 배당성향은 41.21%에 달했다.
반면, 상장사의 배당성향은 평균 15.25%로 비상장사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배당성향은 배당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따라서 외부 지분이 높은 상장사는 배당을 적게 하고, 총수일가 지분이 높은 비상장사는 배당잔치를 벌인 셈이다.
그룹별로는 삼성 비상장사의 배당성향이 평균 59.20%로 가장 높았다. 특히 삼성탈레스는 2011년 순이익이 8억1100만원에 불과한데도 102억8700만원을 배당, 배당성향이 무려 1268%에 달했다.
이어 SK(55.66%), 두산(53.08%), GS(39.99%), LG(31.28%), 현대차(19.75%), 한진(11.84%), 롯데(11.11%), 현대중공업(8.43%) 등 순으로 배당성향이 높았다. 한화 소속 비상장사는 3억7000여만원의 순손실을 입고도 6억6000만원을 배당해 ‘마이너스(-)’ 배당성향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기간 10대그룹 비상장 계열사는 총 2321억원의 순수익을 올렸고, 957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이 100%를 넘어 순수익보다 많은 배당을 한 회사는 2010년 디아이피홀딩스(336.6%), 토파스여행정보(235.4%), 두산건설(190.8%), 한화투자증권(170.3%) 등 4개에서 2011년 삼성탈레스(1268.4%)와 에프엔유신용정보(360.4%), 엔셰이퍼(290.9%), SK E&S(139.5%), 하이자산운용(115.5%) 등 5개로 늘어났다.
재벌닷컴 정선섭 대표는 “총수일가가 비상장 계열사에 일감과 수익을 몰아준 뒤 거액 배당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비상장사를 지원한 상장사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려 소액주주에게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류정일 기자/ry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