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감성호소 “OK” 현실성은 “NO” 안철수식 정치개혁
국회의원 정수 축소, 정당 국고보조금 감액, 중앙당 폐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기성정당을 향해 묵직한 돌직구를 날렸다. 그동안 정치권 특권내려놓기 방안으로 ‘연금폐지’, ‘겸직금지’를 제시하고 큰소리 쳐 온 국회의원들에게 ‘아예 밥그릇을 내려놓으라’고 선포한 것이다.

안 후보가 지난 23일 인하대 강연에서 “최소한 이 정도 개혁은 정당과 국회가 이뤄내야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서 제시한 정치개혁안은 ▷현재 300명인 국회의원 정수를 200명으로 감축 ▷19대 총선 기준으로 정당에 지급된 국고보조금 344억원 축소 ▷중앙당 폐지 또는 축소였다.

안 후보의 제안에 시민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각종 뉴스 댓글과 온라인 토론장에는 “속시원하다”, “국회의원도 구조조정 해야 한다”, “듣던 중 가장 반가운 공약”이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정치권과 학계 반응은 “뭘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원 숫자가 많다고 하는데, 실제로 현장에 있어보면 사람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보좌관이나 비서관을 늘렸던 것이다.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은 “스웨덴은 국민이 1000만명이 안 되는데 국회의원은 300명에 달한다. 국회의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도 트위터를 통해 “마치 학교폭력을 줄이려면 학생 수를 줄이면 된다는 주장과 같다”고 비꼬았다.

중앙당 폐지 방안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중앙당 폐지 방안은 원내 중심의 미국식 모델인데 그러면 오히려 국회의원의 권한이 강화된다. 시민사회에 뿌리를 둔 정책정당인 유럽 정당들이 왜 강한 중앙당 구조를 갖고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국고보조금 폐지와 관련, 홍종학 의원은 “과거 정치부패, 금권주의가 심했고, 이걸 고치기 위해 국고보조금 지급한 것인데 역사적 배경을 얼마나 고려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도 “돈 많은 정당에 실탄이 더 장전되니까 훨씬 더 강한 정치적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정치적 구질서를 강화하는 측면이 크다”고 했다.

실제 안 후보가 지난 1일부터 모금한 후원금의 총액은 약 2억원에 불과하다. 정당 기반을 둔 문 후보가 대선펀드 출시 첫날 55억원을 모은 것과 대조적이다. 정치후원금 모금현실이 얼마나 척박한지를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전체적으로 국민적 여론에 부응하지만, 문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포퓰리즘”이라고 해석했다.

<김윤희 기자ㆍ이정아 인턴기자>
/wor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