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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 윤락업소 유니폼 입게된 그리스 지방축구팀의 비애
[헤럴드경제=윤현종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17개국) 국가 중 최악의 재정위기에 빠진 그리스에서 한 지방 축구팀이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지역 성매매업소의 협찬을 받게 됐다.

주요외신은 18일(현지시간) 그리스 중부도시 라리사의 축구팀 부케팔라스의 웃지못할 사연을 소개했다.

이 팀은 연간 1만유로(1천447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할 스폰서를 찾다 지역 윤락업소와 계약했다. 이에 따라 선수들은 분홍색 유니폼 등쪽에 ‘빌라 에로티카’라는 업소 상호가 찍힌 유니폼을 지급받았다.

그리스에서는 명문 프로축구팀들도 스폰서가 떨어져 나가고, 관중들이 급감하자 ‘선수장사’로 간신히 팀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수들 대다수가 다른 직업을 가진 아마추어팀 부케팔라스로서는 스폰서에 ‘거부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처지였다.

그저 장의업체, 잼 공장, 케밥가게 등 보다 ‘점잖은’ 스폰서를 따낸 리그 내의 다른 팀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이 팀의 골키퍼이자 단장인 이아니스 바치올라스씨는 “불행히도 아마추어 축구경기는 거의 모든 이들에게서 버림받았다”며 “우리로선 생존의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윤락업소 홍보 유니폼을 입고 정식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불허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리스에서 성매매는 엄격한 가이드라인 아래 합법화돼 있지만 리그 조직위측이 윤락업소를 광고하는 유니폼이 스포츠의 이상에 어긋난다며 경기 중 문제의 유니폼을 입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빌라 에로티카’의 소울라 알레브리두(67ㆍ여) 사장은 축구와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으로 스폰서 계약을 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알레브리두씨는 “내가 하는 일은 사실 입소문에 의지하는 것으로, 광고를 필요로 하는 종류의 사업은 아니다”면서 “우리가 우리의 과학자와 운동선수들을 돕지 않는다면 어쩌겠는가”라고 말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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