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점 역대최대 규모 특별전
‘청자사자장식향로’ 등 22점
고려미학의 절정 엿볼 기회


송나라 태평노인은 ‘수중금’이라는 책을 통해 고려청자의 ‘비색(翡色)’을 “하늘 아래 가장 아름다운 빛”이라고 칭송했다. 당시 중국의 송 청자를 제치고 그 아름다움과 수준이 최고로 꼽힌 고려청자의 국제적 위상을 짐작케 한다.

태평노인이 ‘천하제일’이라 일컬은 아름다운 푸른빛, 고려청자가 역대 최대 규모로 국내 관람객 앞에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16일부터 12월 16일까지 ‘수중금’에서 따온 ‘천하제일 비색청자’라는 제목으로 국내외 350여점의 고려청자를 전시한다. 1989년 ‘고려청자 명품전’에 이어 20여년 만에 열리는 고려청자 특별전이다. ‘청자사자장식향로’(국보 제60호) 등 국보 18점과 보물 11점 등 국내 지정문화재만 29점에 달하고, 여기에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청자구룡형정병’(야마토문화관 소장)과 ‘청자동자ㆍ동녀형연적’(오사카 시립동양도자미술관 소장) 등 2점의 청자를 포함해 그 의미를 더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편년순서에 의한 기존 방식을 탈피, 용도와 상감기법 등을 집중적으로 다뤄 관람객이 고려청자를 보다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천하제일’ 중에서도 당시에나 지금이나 최고로 꼽을 만한 고려청자 22점을 선별해 한자리에 모은 것이 가장 큰 볼거리다.

‘청자사자장식향로’와 ‘청자어룡형주자’(국보 제61호)는 조형적으로 중국적 요소가 남아 있지만 전체적인 균형미와 색의 조화 등에서 고려적 미감을 느낄 수 있고, ‘청자투각칠보무늬향로’(국보 제95호) 등은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공예미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또 종전 기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화려한 공예미를 꽃 피우게 된 것이 바로 상감인데, 간송미술관 소장의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제68호), ‘청자상감모란넝쿨문주자’(국보 제116호)는 서정성과 화려함을 동시에 드러낸다.

국내 처음 전시되는 일본 중요문화재 2점도 눈에 띈다. 일본 야마토문화관 소장 일본 중요문화재 ‘청자구룡형정병’과 오사카 시립동양도자미술관의 ‘청자동자ㆍ동녀형연적’ 등 쉽게 만나기 어려운 국외 문화재도 함께 전시된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