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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베스 승리…중남미 좌파 입지 강화
[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 우고 차베스(58)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4선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이번 승리로 구 헌법 체제였던 1998년 12월 대선에서 이기고 신헌법으로 불리는 1999년 ‘볼리바리안 헌법’ 체제 이후로도 세번이나 연달아 임기 6년의 대통령직에 오르는 기록을 쓰게 됐다.

차베스의 4선 연임 성공으로 선거를 앞둔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의 입지도 한층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등은 차베스의 동지로 꼽히는 좌파 지도자들이다.

이 중 코레아와 모랄레스는 1~2년 내 연임 도전을 앞두고 있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경 좌파인 이들은 집권 기간 중 대통령 권력을 이용해 국가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카리스마를 발산해 왔으며 빈민층 지원에 전력을 쏟았다는 점에서 차베스와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2013년 2월 대선에서 3선에 도전하는 코레아 대통령은 차베스 승리의 첫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남미 좌파의 아이콘인 차베스의 승리가 인근 나라인 에콰도르에도 영향을 미쳐 코레아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코레아는 2007년 집권 이후 빈민층을 중심으로 지지 기반을 굳히고 2010년 경찰 쿠데타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면서 자체적으로도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2005년과 2010년 대선에서 연이어 승리한 모랄레스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빈곤에 허덕이고 있지만 차베스의 승리로 덕을 볼 전망이다. 파업과 시위 등의 문제에서 조정력을 보이지 못하며 국정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진 모랄레스에게 이번 결과는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베스의 연임 성공은 그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던 남미 공동체를 보다 확고히 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차베스는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를 이끌며 좌파국가들의 결속을 강화하고 중미 카리브해 국가들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며 입지를 넓혀왔다.

반면 차베스 집권 이후 남미 역에서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어온 미국은 더 많은 부담감을 안게 될 전망이다. 차베스가 남미 공동체 구축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만큼 미국으로서는 역내 영향력 축소에 따른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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