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문가들이 본 대선 변곡점
12월 19일 대선까지, 80일. 길면 한없이 길고, 짧다고 하면 한순간에 불과하다. 선거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국의 선거는 하루를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앞으로 숱한 변곡점이 있고, 후보들 간의 지지율이 춤을 추면서 야권후보 단일화 등 대형 이슈들이 남아 있다고 흥미진진해하고 있다. ▶추석이 대선 민심 가른다=추석은 대선 주자들에 대한 여론 지지세가 출렁이는 1차 ‘변곡점’으로 꼽힌다. 추석 민심을 의식한 대선주자들이 바쁘게 민생현장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역대 대선에서 추석은 중요한 변곡점이 돼 왔다”며 “추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석 이후에 민심이 재편되는 동시에 주자들의 선거 전략 또한 재정비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치열한 3파전이 추석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근소한 ‘파이’를 점령하기 위한 1위 다툼이 더욱 치열해지는 시점도 추석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안정기 접어드는 10월 중순=전문가들은 야권의 단일화 논의가 무르익는 시점을 대선을 두 달께 앞둔 10월 중순~말께로 보고 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양쪽에서 현재까지 쉬쉬하고 있는 단일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박근혜 후보의 행보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문 후보 측은 이맘때가 야권 지지층의 결집이 충분히 이뤄지는 시기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 후보 역시 출마 선언 이후 컨벤션 효과와 이후 중도층과 무당파 지지층의 결집이 안정기에 접어드는 시점이 이때다.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비슷하게 지지율이 나오게 되면 단일화 이야기에 물꼬가 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야권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엇비슷하면 비슷한 위치에서 단일화 논의가 점차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논의가 시작될지 치열하게 경쟁구도가 형성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경쟁 치열…대선 한 달 전=단일화를 둘러싼 문 후보와 안 후보 간의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가 바로 대선 한 달 전이다. 대개 여야 후보 간의 치열한 네거티브전이 시작되는 타이밍이지만, 올 대선에서는 단일화의 두 주인공 간의 검증 공방이 치열해질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단일화 경쟁이 과열, 진흙탕 싸움이 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박근혜 후보가 반사이익을 노릴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 등록 시점이 ‘마지막’ 변곡점?=신 교수는 “일정상 후보 등록일 역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았다. 단일화 논의의 종착역으로 지목되는 시점 역시 후보 등록일인 11월 25~26일 전후다. 막판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후보 등록을 앞두고 지지율이 낮은 쪽이 양보하는 그림이 나올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다. 단일화 논의가 끝나는 즉시 대선 승리를 여야 간 총력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D-6일, 깜깜한 판세=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을 49대 51의 싸움이라고 보고 있다. 격차는 불과 2%다. 요동치는 판세에서 하루아침에 변할 수 있는 박빙의 승부다.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 1주일 전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다.
때문에 하루하루 지지율을 점검하는 후보들에게는 깜깜한 선거다. 유권자들 역시 이 기간 동안에는 여론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이 기간은 10% 정도로 추산되는 부동층은 하루에도 몇 번씩 후보를 바꾸기도 한다. 결국 투표함이 열려봐야 한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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