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한국 정치에 바이러스 백신을 내놓을까, 아니면 한국정치 현실에 안철수 파일이 감염될까.”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26일(현지시간) CFR 홈피에 안철수 후보의 대권 도전과 관련해 그의 선택을 조망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여론조사 지지율을 보면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가 3자 대결에서 쉽게 승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안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단일화를 해야 승리할 수 있는 게 지배적인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따라서 안 후보가 승리하려면 야권 후보 단일화가 긴요하지만 문 후보와 민주당 입장에서는 서울 시장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후보를 내놓지 않으면 정당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기 때문에 단일화가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또 안 후보가 현실적으로는 당선을 위해 유권자를 움직일 수 있는 정당조직이 필요하지만 최근 대권 출마를 밝히면서 한국의 기성 정치문화를 바꾸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기존 정당에 합류하는 것은 자동적으로 변화의 전도사가 아닌 정치인이 되는 것으로 비쳐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스나이더 연구원은 안 후보는 단일화나 기존 정당으로 가기보다는 자신에게 정당의 정치인들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이어 문 후보 입장에서는 공식 경선절차를 통과한 민주당의 대권 후보로서 안 후보에게 후보직을 넘기기는 어려운 데다 경선 승리 이후 최근 지지율이 오르고 있어 후보 자리를 포기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또 다른 한반도 전문가인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이사장은 CFR 홈피에 올린 기고문에서 대통령선거를 앞둔 한국 정치의 지형이 지난 1992년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경제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공화당 후보인 조지 H.W. 부시 당시 대통령에게 젊은 아칸소 주지사인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도전장을 내고 성공한 기업가인 로스 페로가 무소속 후보로 등장한 것이 이번 한국 대선 판도와 닮았다는 설명이다.

플레이크 이사장은 야당인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점이 현재 집권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 안 후보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인데 당의 공식후보가 아닌 안 후보가 당선됐을 때 복잡한 정치적 의미를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3명의 대선 후보가 모두 북한에 대한 유연한 접근을 표방하고 있어 미국 입장에서는 내년에 들어설 한국의 새 정권과 양국관계 주요 현안에 대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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