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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정치담장위에 서 있는 사람,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혹자는 저더러 ‘문빠(문재인 지지자)’라고 하고, 혹자는 ‘박빠(박근혜 지지자)’라고 합니다. 둘다 좋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스스로를 ‘지지율봇’이라고 부른다. 여론을 중립지대에서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뜻에서 ‘로봇’의 마지막 글자를 따왔다. 매일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발표하는 그는 객관성과 정확도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그러나 특정 후보의 지지율이 등락을 거듭할 때마다 그의 트위터에는 지지자들의 선플과 악플이 엇갈려 쇄도한다. 1997년 신한국당에서 여론조사 업무를 시작했다는 이유로 친여권 인사로 분류돼 야권성향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여당에 유리한 결과를 발표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전략적으로 ‘나꼼수’의 김어준 총수와 친구라고 밝혔더니 이번엔 ‘좌파’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자칭 ‘지지율봇’이지만, 그는 그저 지지율을 기계적으로 전달하지 않는다. 여론조사 자료와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현상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국립기상청과 사립기상정보 회사는 동일한 기상데이터를 각각 다르게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다. 조사기관의 연구자도 각자의 경험과 노하우로 추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대선의 최대변수를 ‘구도싸움’으로 전망했다. 지난 대선에서 20% 안팎을 기록했던 무당파층이 최근 10%로 줄었다. 유권자 대부분이 이미 표심을 정했다는 의미다. 각 후보의 표 확장성보다, 표의 이합집산을 결정할 후보단일화가 최대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안 후보와 문 후보간의 준결승전, 박 후보와의 결승전이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늠할 변수”라고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을 이겨야 이기는 싸움”을 이번 대선의 또다른 특징으로 들었다. 그는 “박근혜 후보는 역사관과 불통 문제가 최근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카리스마와 권력의지의 부족, 안철수 후보는 무소속이라는 한계와 국정경험 부족, 검증미비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각 후보의 정책차별화가 쉽지 않다. 결국 후보들의 이미지와 선거에 임하는 태도가 표심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빙의 3파전이 전개되는 이번 대선은 여론조사 기관에게 힘겨운 싸움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여야 지지율 격차가 컸던 2007년 대선은 비교적 예측이 쉬웠다. 그러나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지지율이 요동치고 있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 했다. 현장 민심을 지지율에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이 대표는 오늘도 여의도에서 가장 바쁘게 달리고 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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