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현영희 공천헌금 파문(8월 2일)→정준길 사태(9월 6일)→박근혜 후보 인혁당 발언(9월 10일)→홍사덕 불법자금 수수 연루(9월 17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캠프가 잇단 악재 때문에 울상이다. 지난 6일 정준길 전 공보위원의 안철수 원장 불출마 종용 파문을 시작으로 홍사덕 전 의원의 불법자금 수수 혐의까지,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듯 악재가 터지고 있다.가랑비에 옷 젖듯 터지는 악재로 인해, 갈길 바쁜 박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1주일새 2%포인트 빠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민심이 요동치는 추석연휴를 앞둔 시점에 발생한 대형 악재가 박 후보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다.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홍 전 의원은 하루 만인 18일 곧바로 “당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며 자진탈당계를 제출했지만, 홍 전 의원이 금품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박 후보 캠프는 패닉에 빠진 상태다.
정 전 위원 파문이 수습되기도 전에 설상가상으로 박 후보의 역사관 논쟁이 격화된 상황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된 것. 게다가 야권에선 문재인 후보가 대권주자로 링 위에 올랐고, 19일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선언이 예고됐던 상황이어서 박 후보 캠프가 받아들이는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홍 전 의원의 캠프 내 위상이 중요했던 만큼, 이번 사건의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홍 전 의원은 박 후보의 신임이 두터웠던 친박 진영의 수장으로 그의 금품 비리가 불거지는 것만으로도 박 후보 진영은 힘이 빠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홍 전 의원의 비리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 후보의 정치 쇄신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핵심 측근에 대한 관리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중진 의원은 “홍 전 의원이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상징하는 바가 크다”며 “사실로 드러나면 엄청난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 한 관계자는 “잠잠할 만하면 사건이 터지고 또 터지고, 우리도 당황스러울 정도”라며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터진 것 같다. 예상치 못한 악재를 처리하는데만 몇주간을 허비했다”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들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며 사건의 진위를 파악 중이다. 한 관계자는 “홍 전 의원이 청렴한 이미지가 강한 분인데, 이런 일에 연루된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박 후보도 이 사건을 전해 듣고 생각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박 후보의 사과도 거론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어제는 축하하는 자리여서 답변하지 않으셨지만, 오늘은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 수위는 현영희ㆍ현기환 파문 때와 마찬가지로 유감을 표시한 뒤, 검찰조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선에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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