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 오후 ‘무신’ 마지막 방송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노비의 신분에서 고려 최고 권력자가 되는 김준(김주혁 분)의 마지막 이야기가 담겨졌다.
김준은 그동안 황실과 계속되는 마찰을 빚어왔다. 그는 결국 목숨을 건 최후의 선택을 감행했다.
황실의 책사 이장용(이석준 분)은 김준의 양아들 임연(안재모 분)을 찾아와 황실 편에 설 것을 설득한다. 생명의 은인이자 양아버지 김준을 배신해야 하는 임연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는 거사를 앞두고 피보다도 끈끈하게 맺어진 형제들을 초대해 옛 추억을 되새겼다. 그는 분위기가 무르익자 임연에게 자신이 이전에 격구대회에서 받았던 보검을 넘겨줬다. 임연은 그런 아버지의 행동에 의아함을 표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모든 이의 눈에는 결연함이 깃들었다.
마지막 회에 김준의 꿈에 등장한 최우(정보석 분)는 그가 해야 할 일을 모두 했음을 알리며 “이제 그만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고 말했다.
꿈에서 깬 그는 부인 안심(홍아름 분)에게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듯한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이에 안심은 죽음까지도 함께 할 것임을 고백했다.
그간 장기 집권으로 고려를 거머쥔 최씨 정권을 무너뜨린 김준이 이번에는 몽고에 고려가 아직 건재함을 알리는 칼을 빼들었다. 그는 고려가 단군의 자손이며 광할한 대륙의 주인이었던 고구려의 후손임을 상기시키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불온한 생각을 가진 무리들의 음모로 황제가 쓰러졌다는 소식이 전해져 김준의 거사는 실행될 수 없었다. 김준의 측근들은 그가 입궁하는 것을 반대했지만 그의 결정을 돌릴 수 없었다. 결국 김준은 임연만 동행한 채 입궁했다.
결국 그는 아들의 손에 들린 칼로 마지막을 맞이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려의 자존심을 잃지 말 것을 당부하며 아들에게 사랑했다는 말을 남겼다.
‘무신’은 강력한 무신 정권이 존재하던 시기의 고려를 배경으로 약 60여 년간 황제를 대신해 통치해오던 막부를 뒤엎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노예 출신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된 ‘무신’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 팔만대장경과 무인과 민초들이 한 덩어리가 되어 필사항전을 벌였던 삼별초의 탄생 배경을 드라마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했다.
‘무신’은 극 초반 지나친 폭력성과 반복되는 격구 경기에 시청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샀다. 하지만 정보석, 김주혁, 홍아름, 박상민 등 배우들의 열연과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그 인기에 힘입어 50부작 드라마에 6회 연장이라는 결정을 내린 ‘무신’은 시청자들에게 우리 역사에 대한 인식을 되새기게 해주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무신’은 강대국과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치러야만 하는 약소국 고려의 애환을 절절하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릴 뿐만 아니라, 회를 거듭할수록 권력의 이면과 치밀한 정치적 타산, 이익 관계로 현대정치와 닮은꼴을 보이며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안방극장에 정통사극의 바람을 몰고 왔던 ‘무신’은 이처럼 시청자들에게 역사적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긴 채 대장정의 종지부를 찍었다.
한편 오는 16일 오후에는 ‘무신’ 스페셜 방송이 안방극장을 찾을 예정이다. ‘무신’ 후속으로는 이성재, 명세빈, 박인환, 나문희, 서인국, 류수영, 한혜린, 김용건, 윤세인, 김영훈, 신다은 등이 출연하는 ‘아들 녀석들’이 방송된다.
조정원 이슈팀 기자 / chojw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