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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대한민국’ 위한 러브콜…"새누리당 정체성은?"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측이 ‘100%대한민국’을 위해 경계없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선 선대위 구성부터 적과 동지를 가르지 않고, 심지어 이념적 스펙트럼의 대척점에 있는 진보진영 인사까지 아우르겠다는 ‘파격 행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원하는 인물군의 영입이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고,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의 정체성과 지향점이 무색할 정도로 마구잡이식 파격 인사만 물색하는거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박 후보 측 핵심 측근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인재 리스트에는 중도진보 경제학자 장하준 영국 캠브리지대 교수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낸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장 교수의 경우 새누리당이 꽤 오랜기간 공들이고 있는 인사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 시절, 한나라당 ‘차떼기 수사’를 맡았던 안대희 전 대법관과 같은 ‘제2의 깜짝카드’를 노린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진보성향이 강한 경제학자의 영입이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내세운 새누리당의 보수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장 교수 영입에 적극 나선 홍사덕 전 의원은 “장 교수의 저서를 읽어보니 담론 중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지혜가 많이 있다”며 “100% 대한민국이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강한 호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영입을 위한 현실적 난관이 만만치 않다. 장 교수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동기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100% 대한민국을 모토로 내세운 상황에서, 이왕이면 다른 색채의 분들이 들어오면 활발한 논의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면서도 “장 교수가 (정치참여를)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박 후보측 측근은 “기존 새누리당 구성과 같은 색채의 분들이 들어오는건 의미가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장 교수 자신도 정치 참여에 대해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내 생각을 정책에 반영한다고 해서 말릴 수는 없다. 그러나 이는 그 정당을 지지한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일축한 뒤, “나는 학자다. 그리고 학자로 남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의 경우 그나마 새누리당과 경제민주화의 방법론에 대한 접점이 존재하지만, 공통된 접점이 없는 진보 인사들의 경우, 일방적인 러브콜에 불쾌해 하는 경우도 있다.

정태인 새사연 소장 측은 새누리당의 영입설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SNS상에서도 ‘정태인 영입설’에 대해 “완전 코미디다” “새누리의 정체성은 도대체 뭐냐” “선거용 포퓰리즘에도 정도가 있다” 등 비판이 쏟아졌다. 정 소장은 지난 5월 통합진보당 사태 때 진보진영의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며 통합진보당 당원 가입한 뒤, ‘진보시즌2’를 이끈 인물이다. 그밖에 영입 리스트로 최장집 고려대 교수, 김지하 시인, 이외수 소설가 등이 거론되는 것도 진보진영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새누리당은 이같은 잡음에도 진보진영 인사들의 영입카드를 끝까지 놓지 않을 방침이다. 여기에는 대선승리를 위해선 중도로의 지지층 확장이 절실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당직자는 “김종인 위원장 영입이 좋은 샘플이다. 진보경제학자가 새누리당의 정책쇄신을 주도하면서, 당의 쇄신의지가 돋보이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한편, 측근들의 이같은 인재영입 움직임에 대해 박근혜 후보는 “저도 전혀 모르는 일들이다. 개인 차원에서 말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장하준 교수에 대해서는 “훌륭한 경제학자이고 그분의 책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도 읽어봤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어떤 부분은 제가 더 생각해봐야 할 부분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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