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이하 한국시간) 국내에서 애플에 승리를 거둔 삼성이 미국에서는 정반대로 완패를 당한 배경은 프랜드 조항에 근거해 삼성의 무선통신 기술 특허 침해 주장을 바라보는 법원과 배심원들의 판단이 달랐기 때문.
프랜드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을 줄인 말로 특허가 없는 업체가 표준특허로 우선 제품을 만든 다음 나중에 적정한 특허 기술 사용료를 낼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삼성은 이 조항을 근거로 무선 통신 표준특허로 애플 제품을 판매금지 시키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9명의 배심원들이 삼성이 애플에 10억5185만달러를 배상하라고 밝힌 반면 애플이 삼성에 배상할 금액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네덜란드에서도 삼성은 네덜란드에서 열린 법정 공방에서 애플이 자사 무선통신 특허를 침해했다는 점을 인정받았으나 프랜드 조항을 이유로 애플 제품의 판매금지는 성사시키지 못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이 ‘프랜드’ 조항과 관련해 내린 판결과는 상반된 것이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쟁점은 프랜드와 관련한 삼성의 권리남용 여부였다”며 "프랜드가 판매 금지 처분 자체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고 판결해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이 처럼 프랜드 조항에 대한 해석이 각국 법원마다 다르게 나오고 있어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호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30여 건의 특허 관련 소송에서 삼성의 승리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sr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