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미국 자동차 전문 조사업체 트루카닷컴은 각 차종별로 ‘에누리나 가격협상이 가장 어려운 모델’ 들을 뽑아 공개했다. 각 자동차 모델의 가격변화 양상과 재고량,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다. ‘거래가격 탄력성(Price Flex Score)’ 이라 불리는 이 지수는 점수가 높을수록 가격할인이나 협상 가능성 역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소형차(엘란트라 투어링), 중형 SUV(베라크루즈), 중형차(아제라) 등 세 부문에서 ‘에누리가 없는 차 1위’ 로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엘란트라 투어링(i30)은 3점을 기록해 렉서스나 토요타, 폭스바겐 등 외국 브랜드를 제치고 전체 차종 중 ‘콧대 높은 차 3위’ 자리를 차지했다. 베라크루즈와 아제라(그랜저TG)는 각각 6점과 11점을 얻어 전체 8위와 10위에 랭크됐다. 현대차의 주력시장 모두에서 ‘흥정불가’ 진단이 내려진 것.
현대차에 대한 이러한 평가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제 값 받기(Value Pricing) 운동’ 과 관련이 깊다. 지난 20일 미국 일간 USA투데이의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조금씩 가격을 인상해 왔다. SUV 차량인 2013년형 투싼은 이전보다 약 100달러가 오른 2만70달러에 팔리고 있고, 신형 아제라의 가격 역시 이전 모델에 비해 약 25% 올랐다. 저가 중심의 이미지를 벗고 고가 브랜드로 새롭게 방향을 구축하는 과정인 셈이다. 이러한 분위기 하에서 미국 소비자들은 엘란트라를 구입하는데 도요타의 코롤라를 구입하는 것보다 약 1500달러, 혼다의 시빅을 구입하는 것 보다 약 300달러 가량을 더 쓰기도 했다.
반면, 일본 자동차 브랜드인 마쯔다와 미쯔비시는 각각 100점과 97점을 획득해 소형과 중형 모두에서 ‘가격 흥정과 할인이 가장 쉬운 차’ 로 꼽혔다. 이는 일본 브랜드가 한국 차보다 일찍 미국 시장에 진출해 이미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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