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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트 “세금폭탄 싫어”…영국선 번개 안친다
英 수입 50% 세금으로 물려
“법 바뀌기 전엔 볼 생각 말라”
올림픽땐 면세로 런던행 이뤄져

테니스 나달도 윔블던 출전 고사


“다시 런던에 올 날이 있을거다. 법이 바뀐다면….”

‘인간탄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2012 런던올림픽에서 2연속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하고 내뱉은 말이다. 긍정적으로 표현을 했을뿐 실제는 “법이 바뀌기 전에는 나 볼 생각하지 말라”는 엄포와 다름없다. 볼트가 언급한 ‘법’은 영국의 세법이다. 스포츠 선수들의 수입에 3.3%(소득세+주민세)의 낮은 세율을 매기는 한국과 달리, 영국은 선수들이 영국땅 내에서 벌어들인 수입에 대해 50%의 세금을 물린다.

볼트처럼 세계적인 슈퍼스타면서, 굵직한 대회에 나서서 거액의 상금과 보너스를 챙기는 선수라면 영국의 세법의 적용을 받는 영국에서 뛸 경우 엄청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이때문에 볼트는 영국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올림픽은 면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런던행이 이뤄졌다.

볼트는 2009년 이후 단 한번도 영국에서 열리는 육상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2010년 타이슨 게이(미국),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와 함께 3명이 겨루는 이벤트성 대회가 영국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볼트가 세금 문제로 불참을 선언하자 프랑스 파리로 장소를 옮겨 거행됐다.

2010년에는 볼트가 그랑프리 육상대회에 불참하겠다고 하자, 당시 휴 로버트슨 체육부 장관은 “감세 혜택을 고려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다른 종목의 선수들도 이런 불만을 제기해 온다면 재무부와 상의해 보겠다고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세금 문제로 영국행을 꺼리는 것은 볼트 뿐만이 아니다.

스페인의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도 윔블던 대회에 앞서 열린 프리 윔블던 퀸스 토너먼트에 출전 제의를 받았으나 고사했다. 윔블던은 면세가 적용되지만, 이 대회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저명한 주간지 ‘뉴 스테이츠먼’은 영국을 위해서라도 현재의 세법을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테이츠먼은 “그런 선수들이 영국에서 경기를 한다면 분명 의미있는 일이지만, 그들이 오지 않는다고 세법 개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볼트를 비롯한 선수들은 벌어들인 수입에 대해 적절한 세금을 내야한다”고 밝혔다. 뉴스테이츠먼은 런던올림픽으로 90억파운드(약 16조원)을 지출한 영국정부로서는 현재의 세법을 유지하는 것이 당연한 결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정부는 재정의 안정을 도모하고, 스타선수들은 영국에 발길을 끊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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