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광화문 광장을 끼고 있는 서울 세종로가 다음달 23일 ‘차없는 거리’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9월 23일 서울 세종로를 보행자와 자전거만 다니는 ‘차 없는 거리’로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시는 지난 6월 ‘보행친화도시 계획’을 발표, 광화문 앞 삼거리부터 광화문광장을 지나 세종로사거리까지 550ｍ 구간 양방향을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찰에서 대사관 등 국가주요시설 경비문제를 들어 시의 게획을 반대해왔다. 이에 시가 공무원들이 직접 나서거나 용역업체를 활용해 부족한 경비인력을 함께 부담하겠다고 밝혀 논의가 빠르게 진전됐다.

시는 이번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광화문광장에서 주요 행사가 있을 때마다, 또는 주기적으로 세종로를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면서 경찰과 공동으로 모니터링 결과를 보고 정례화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23일에는 우선 세종로의 광화문 앞 삼거리에서 세종로사거리 방향 도로만 통제하기로 확정된 상태이며, 반대편 길도 막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경찰과 협의 중이다.

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당일 시에서 주관하는 ‘자전거 대축제’ 행사가 열려 시민에 홍보하기에도 더 효율적일 것 같아서 첫 시행일자를 23일로 잡았다”며 “이왕 하는 김에 양쪽 다 통제하며 모니터링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운영 기간에는 이 일대를 지나는 30여개 버스노선은 우회노선으로 변경되며 보행자와 자전거만 다닐 수 있다.

교통혼잡 문제에 대해서는 시와 경찰 측이 모두 크게 문제 삼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또 “집회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주시경로, 운현궁로, 서대문로 등 우회도로를 활용하는 매뉴얼이 있고 시민 협조도 잘돼온 터라 경찰 측에서도 교통혼잡 문제는 별로 우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또 보행친화도시에 대한 박원순 시장의 의지에 따라 도로를 만들 때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를 우선 고려하는 ‘보행자 권리헌장’을 다음 달 중 공포할 예정다.

hhj638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