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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사갈등 엎친데 수출 덮쳐…완성차업계 ‘내우외환’ 울상
업체 경쟁심화·유로존 수요감소
하반기 수출 감소세 돌아설 듯



노사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자동차업계에 수출마저 적신호가 켜졌다. 세계 경기 불황과 극심한 내수 부진 속에서도 자동차업계의 ‘산소호흡기’ 역할을 했던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여름 휴가 이후 오히려 노사 갈등은 악화되는 등 자동차업계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하반기 현대ㆍ기아자동차를 비롯 국내 완성차업계의 수출은 168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170만대를 기록했던 올해 상반기보다 줄어든 수치다.

지난 7월에도 33개월 만에 자동차 수출이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는 등 이미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측은 “유로존의 수요 감소와 일부 업체의 생산 차질로 2009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도요타 등 경쟁업체의 공세가 수출 시장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날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도요타는 미국 시장 공략 차원에서 미국 내의 생산량을 더욱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요타는 지난 7월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한 실적을 기록하는 등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5월 사상 처음으로 10%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 7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0.4% 포인트 줄어든 9.5%를 기록했다. 최근 유럽연합에서 현대ㆍ기아차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한국자동차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측은 “업체 간 경쟁 심화, 유럽 및 신흥국의 보호주의 강화 등으로 하반기 자동차 수출 시장이 크게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첨예하게 대립 중인 노사갈등도 하반기 전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와 한국지엠 노조 등 3개사 노조는 여름 휴가 이후 오히려 파업 강도가 높아진 상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8일부터 다시 부분파업에 돌입했고, 10일부터는 2시간에서 4시간으로 파업 강도를 높일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 측은 “이번 주 교섭 결과를 지켜보고 성과가 없으면 다음에는 더 강력한 파업 투쟁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조와 한국지엠 노조 역시 여름 휴가 직후 모두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주 내에 실무교섭을 진행하지만 근무제 변경, 비정규직 문제 등을 둘러싸고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이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에 휴가까지 겹쳐 7월 생산 차질이 많았는데, 8월 역시 파업의 여파로 생산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고 토로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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