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고전서로 호메로스의<일리아스>, 카프카의<변신>, 미시마 유키오의<금각사>를 비롯해 세 작품을 더 다뤘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의 평가가 책의 의미를 뒷받침한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 철학의 주요한 개념과 주제인 인생의 의미, 현대 사회의 병리적인 현상인 소외, 사회 정의, 자본주의 양극화의 사회적 문제, 아름다움, 자기 자신을 탐구하는 실마리를 삼았다.”
열여덟, 무엇보다 자아가 버겁고 힘들 무렵이다. 이 시기 누구나 ‘나는 뭐지?’, ‘왜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이 질문이 철학함(자신의 이성을 사용해 용감하게 생각하는 활동)의 시작점일지도 모른다. 책에 따르면 이 책의 취지 또한 이 철학함과 치유에 포커스를 맞췄다.
또한, 책은 프로그램과 같이 ‘질문 던지기→함께 읽기→생각하기→철학의 사다리에 올라가기→사다리 걷어차고 스스로 고민하기’의 방식으로 나아간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이 과정을 통해 여섯 명의 필자 이자 삶의 ‘멘토’들을 만날 수 있다.
먼저, ‘인생의 의미, 어떻게 볼 것인가?’의 필자 정준영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그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적극적인 인생관과 성찰에 대해 고민하는 첫 번째 주제다.
두 번째 주제 ‘현대인은 왜 소외되는가’는 카프카의<변신>에 그려진 소외를 딛고 자신의 아픔을 보듬는 부분이다. 필자 박민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제게는 지금도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는 친구의 비판이 있습니다. ‘넌 강자에게도 강하지만, 약자에게도 강해.’(중략) 그 말을 들은 지 30년이 다 돼가는 오늘도 저를 반성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47~48쪽)
그는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태도’가 소외를 벗어나는 길이라 주장한다. 고전 문학<변신>을 통해 ‘소외된 노동’과 ‘공동체 붕괴’ 등 여러 사회 작용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 또한 흥미롭다.
<열여덟을 위한 철학 캠프>는 뜬구름 잡는 철학서와 거리가 있다. 학생들에게 소설을 통해 철학적 사색을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책을 통해 문제의식을 기르고 사색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왜 내가 나 자신을 찾아야 하는 것일까?’
각각의 인간은 누구나 현실적이고 일회적이며 지금 현재 살아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인간 하나하나는 “자연의 단 한 번의 소중한 시도”인 것이죠. -데미안, 싱클레어(2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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