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공무부는 야드 도로포장
펄펄끓는 쇳물 다루는 포스코도
건강증진팀 한달반째 순회진료중
강렬한 햇볕과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다. 모두들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맞아 산으로, 바다로 나가는 사이 텅 빈 작업장에서 오히려 더 바쁜 이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직원들이 자리를 비워야만 작업을 할 수 있는 설비보수팀이다.
2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공무지원팀은 오는 6일부터 1주일간 골리앗 크레인과 해상 크레인 등 조선소 내 주요 시설에 대한 보수 작업을 진행한다. 이들이 작업을 진행하는 기간은 바로 조선소가 개점휴업을 하는 휴가 기간. 즉 공무지원팀은 텅 빈 도크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
이들이 휴가 기간에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보수 대상 장비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 평소에는 보수를 위해 장비를 세워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형 선박 건조 과정에 필요한 골리앗 크레인의 경우 하루 이 크레인을 세워두면 매출 500억원만큼 손해를 본다는 게 대우조선해양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크레인 설비를 위해서는 다른 직원이 쉬는 여름휴가나 설날 추석 등 명절 연휴 등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공무지원팀 직원들은 여름휴가는 물론, 명절에 부모님이나 일가친척을 찾아뵙기도 힘들다는 후문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조선소 내 설비관리를 담당하는 공무부가 이번 휴가철을 맞아 조선소 야드 내 도로의 아스콘 포장 및 도색을 하기로 했다. 또 전기나 에어, 가스 등을 공급하는 유틸리티지원부 역시 선박의 의장 작업을 마무리하는 암벽을 돌며 관련 설비들을 점검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공무지원팀 직원들이 경남 거제에 있는 옥포조선소에서 휴가철을 맞아 생산설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공무부나 유틸리티지원부 등은 직원들이 휴가를 다녀온 후에도 업무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설비를 보수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휴가나 연휴 등 다른 직원이 쉴 때 더 바쁜 부서”라고 했다.
철강사의 경우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더욱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사내 직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건강관리팀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건강증진팀은 지난달 9일부터 오는 27일까지 한 달 반 동안 의사, 간호사, 산업위생관리기사로 구성된 진료팀을 공장별로 보내 혹서기 순회 진료활동을 진행 중이다.
고온에 지속적으로 노출돼야 하는 제철업 특성상 여름 무더위는 작업 현장의 ‘최악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포스코는 현장 순회 진료활동을 통해 체력이 약해진 직원들을 진료하는 한편, 건강 상담, 여름철 질병 예방교육, 현장 위생관리 지도 등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포스코 관계자는 “여름 무더위 탓에 직원들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 이는 생산 차질이나 불량률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덕분에 직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건강증진팀이 여름엔 더욱 바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