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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익 반토막…증권업계도 ‘어닝쇼크’
거래 위축탓 증권사 전체 비상
1분기 순익 전년비 47.6% 감소
위탁매매수수료 수익도 19% 뚝

불황 무풍지대 거래소도 최악
상반기 영업익·순익 60% 떨어져


증권업계가 유례없는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증권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업계 전체가 비상 상태다.

증시 불황에 증권사는 물론 불황의 무풍지대로 여겨지던 한국거래소마저 수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순이익 전년比 반 토막=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회계연도 1분기(4~6월)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47.6%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사 수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거래대금 축소로 인해 19.2%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하는 7개 주요 증권사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합산하면 1975억원으로, 작년 동기 영업이익 4796억원보다 60% 가까이 적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의 증권업 불황이 자산건전성 우려 및 부실 처리로 인한 재무 리스크 때문이었다면, 현재의 불황은 영업 상황 악화라는 점이 다르다”면서 “핵심 수익의 고갈로 인해 과거처럼 버티면 된다는 전략적 경영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거래대금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줄어들어 증시 반등 과정에서 거래대금이 빠르게 증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계 부채 부실화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개인의 안전자산 선호도를 높여 증시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부터 파생상품 거래세를 도입하려는 당국의 움직임도 증권업계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파생상품 시장은 경기 악화 속에 옵션 승수 인상과 같은 정책적 요인까지 겹쳐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통합 출범 이후 최저 실적=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의 올해 상반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47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1172억원보다 60% 급감한 액수다. 상반기 순이익도 87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2211억원에서 60% 이상 감소했다.


역대 실적을 봐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거래소가 통합 출범한 이듬해인 2006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로 나타났다.

거래소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한 것은 대내외 경기 불안의 여파로 주식거래 규모가 급감해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236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조3250억원에서 30%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증시가 극도로 위축된 2008년 하반기 일평균 거래대금 5조1447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거래대금이 급감한 탓에 올해 상반기 거래소의 수수료 수익은 150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1923억원보다 22% 감소했다. 거래소가 지난 5월부터 수수료율을 20% 일괄 인하한 것도 상반기 수수료 수익 급감에 일조했다.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 전망 속에 올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이달 초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 비용 절감에 나섰다. 해마다 가을에 개최하던 자본시장 박람회인 ‘KRX 엑스포’도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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