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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생코스피>PBR 1배 지지선 깨진 코스피 어디로 가나
- 1700선 초반까지 밀릴 수도. 버냉키와 ECB의 정책대응 주목


[헤럴드경제= 강주남 기자]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25일 장중 코스피 1770선이 붕괴됐다. 코스피 1770선은 그렉시트(Grexit)와 스페인 재정위기 우려가 재부각되기 시작한 지난 5월이후 4차례나 강력한 지지력을 보여준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수준이다. 글로벌 대표 IT기업인 인텔에 이어 애플이 올 하반기 부진한 실적 전망을 내놓은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증시 충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주요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PBR 1배 수준에서 지수 하락 저지가 무산되면서 당분간 코스피는 추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증시전문가들은 1차적으로 코스피 1750~1760선, 2차적으로 1700선대 초반까지 코스피가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페인, 전면 구제금융 초읽기=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유로존 출범이후 최고치인 7.50%까지 치솟은데이어 전일에는 7.63%로 또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사실상 준 국가부도 사태에 빠졌다. 시장에서는 금융권에 대한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신청한 스페인이 조만간 전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그리스가 9월 국가부도 사태에 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며 전세계 금융시장이 또다시 ‘유로존 붕괴 공포’에 휩쓸리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ECB가 나서지 않는다면 스페인 자체적으로 금리를 안정시킬 방안이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구제금융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며 “이미 시장이 추가금융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지만, 추가 구제금융이 현실화될 경우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충격이후 회복력은 스페인 구제금융의 형태와 스페인 국채시장의 안정에 달려있다”며 “스페인 구제금융 요청 이슈보다는 어떠한 형태의 구제금융을 받는지를 주목하면서 시장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해보인다”고 조언했다.

▶1차 지지선은 1750선=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가 지난 19일이후 나흘연속 사실상의 국가부도를 의미하는 7%를 상회하면서 시장에서는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을 예정된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전일 스페인 증시는 공매도 일시금지 조치에도 불구,3% 이상 폭락했으며, 스페인 전면구제금융 신청시 대출부실 등의 악영향이 우려된 코메르츠방크와 도이체방크 등 유럽 금융주들도 5% 안팎의 폭락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스페인 재정위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기하강까지 맞물리며 코스피도 그동안 네차례나 강력한지지력을 보여주었던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1770선)가 무너졌다. 개장과 동시에 지난13일 장중 연중 저점인 1773.67을 단숨해 깬 1760.22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1758.99까지 밀리기도 했다.이는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소식이 전해진 지난해 12월19일 장중 1750.60이후 최저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네번의 지지력을 보여준 1770선을 하향이탈했기 때문에 1차적으로는 중장기 지지선인 1750선, 2차적으로는 200 주(週)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700선대 초반까지 밀릴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 신청 우려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요인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1750~1800선은 지난 2009년이후 주요 저점과 고점이 위치한 중장기 지지선”이라며 “일간 챠트의 지표 모멘텀은 하락 추세를 돌파한 상태이지만, 삼각형 패턴의 이탈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갭하락후 추가 조정신호인 하락삼각형패턴 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유로존 재정위기 등외부요인에 의해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밸류에이션상 1800선 아래는 분할매수구간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정책 시행 기대가 8월1일(현지시간) FOMC회의에서 구체화되지 않을 경우 상승반전을 이끌만한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며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과 그렉시트 우려 등 코스피 추가하락을 이끌수 있는 변수들이 남아 있어 당분간 시장 약세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현금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위기가 갈수록 악화되며, G2의 경기마저 하강하고 있어 주가도 기존 박스권 하향이탈 가능성이 커졌다”며 “올 3분기 코스피 저점은 1700선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스페인 국체금리 급등과 그렉시트 등에 대한 EU와 ECB 등 책임있는 정책당국의 신속한 대응조치가 빠른 시일내에 결정되지 않는다면 코스피 200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700선 초반까지 차기 지지선의 눈높이가 빠르게 하향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정부의 연쇄 파산과 사실상 준부도 상태를 의미하는 국채금리 급등 등에 따른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 신청,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유로존 재정위기의 핵심국(독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전이 등 통제할 수 없는 해외변수의 악화에 따라서는 코스피 1700선이 붕괴되는 ‘유로존發 글로벌 금융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버냉키와 ECB 손에 달렸다=스페인 전면 구제금융 우려가 높아지면서 시장은 ECB와 벤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장의 조치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 급등과 이에 따른 유로존 재정위기 악화 확대 등 급한 불을 꺼기 위한 ECB의 정책대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CB 금정위가 일주일 남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시사하든가, 스페인 국채매입프로그램(SMP)을 재개하든가 하는 시나리오가 기대된다”며 “당장 글로벌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ECB 관계자들의 코멘트가 일단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 신청을 막으려면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페인 국채를 직접 매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은 불필요하다”며 “유럽 국가들이 앞장서서 다른 수단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ECB가 스페인 국채 매입를 대규모로 사들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구리아 총장은 “ECB가 발행시장에서 스페인 국채 금리를 안정시키지 못할 경우, 유통시장에 특별기구를 세워서라도 매입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ECB의 반응은 냉담하다. 지난 21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와의 인터뷰에서 “ECB의 임무는 한 회원국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회원국의 물가와 금융 시스템을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호세 마누엘 가르시아 마르가요 스페인 외무장관의 국채 매입을 재개 요청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유로존의 맏형격인 독일의 반응도 냉담해보인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23일여름휴가를 떠났다.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스페인 재무장관이 24일 회동할 에정이지만, 뚜렷한 정책대응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스페인발 유로존 위기가 진정되기 위해서는 ECB의 발권력 동원을 통한 유로존 국채에 대한 최종대부자 선언 또는 유로본드 및 은행연합의 도입 등 재정분담 방안에 대한 합의가 되어야 한다”며 “ECB의 소규모 SMP 포르그램 재개나 3차 LTRO 등으로 해결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서고 있지만, 유로존 정책 당국은 수수방관하고 있어 얼마나 위기감이 더 고조될 것인지 두려운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KB투자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EFSF(유럽재정안전기금)와 ESM(유로안정화기구), LTRO(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 조합을 통한 유동성 공급이 이탈리아ㆍ스페인 정부의 자금수요를 충족하는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EFSF 잔여기금, ESM 공동기금, 스페인ㆍ이탈리아 은행들의 LTRO 보유액 합계는 총 1.06조 유로로 2014년까지 이탈리아, 스페인 정부의 자금 수요액인 1.02조 유로를 상회한다”고 분석했다.

유로존발 금융위기 확산 우려가 높아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오는 31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FOMC(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 쏠리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 등 재정 부실국가의 위기가 확산되고 있고, 애그플레이션과 부동산가격 반등으로 강력한 경기부양 모멘텀이 약화된 중국 정부의 입지를 고려하면, 결국 글로벌 금융시장 반등의 열쇠는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이 이번 FOMC회의에서 QE3에 대한 강력한 시사를 할 경우 비정상적인 수준까지 높아진 안전자산 투자비중이 위험자산으로 빠르게 분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강력한 추세 반전 트리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ECB에서 흘러 나온 돈들의 영향으로 스위스나 독일, 덴마크 같은 비교적 안전한 유로국가들의 국채금리는 마이너스 시대로 진입하였고, 스페인의 국채금리는 다시 7%를 넘어섰다”며 “안전자산 선호가 완화되고 위험 자산으로 유동성이 이동하기 시작하려면 유럽위기의 해결 또는 QE3 실행 둘 중 하나는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nam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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