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는 지금도 군대나 기업의 기본 전략 중 하나다. 담연은 빠른 판단, 빠른 행동, 빠른 성공을 기본 원칙으로 했다. 때문에 1950년대 이미 자가용 승용차를 구입했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 평동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 공장 터에는 담연이 타던 승용차 두 대가 보관돼 있다. 한 대는 1956년 수원시의회 의원에 당선된 후부터 탔던 크라이슬러 지프, 또 한 대는 1960년대 구입한 것으로 보이는 도요타 크라운이다. 당시 우리나라에 자가용을 가진 가구가 드물었던 점을 감안하면 주목된다.
담연은 사업이 번창하면서 기동력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결국 수원과 서울을 오가며 원사와 제품을 실어나를 트럭을 구입했고, 지프도 같이 샀다. 담연은 “자전거나 열차를 타고 다니며 언제 일하느냐. 시간이 돈이란 말 모르냐”고 할 정도로 스피드를 중요히 여겼다. 일을 위해 하루가 24시간이 아닌 48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그였다.
담연이 타고 다니던 크라이슬러 지프(위)와 도요타 크라운. 그의‘ 스피드 경영철학’이 느껴진다. 수원=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
담연의 차남인 최신원 SKC 회장도 지프를 기억하고 있었다.
최 회장은 “1960년대 서울 삼청동 살 때 집에서 강아지를 키웠는데 지프 소리만 나면 짖어 아버지가 귀가한 것을 알았다”며 “아버지는 당시 케이크 같은 간식을 차에 싣고 와 가족에게 나눠주곤 했다”고 회고했다.
승용차 옆에는 1950년대 공장 돈을 관리하던 금고도 있었다.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것으로, 장정 두 명이 옮기기 버거울 정도로 무겁다.
이용진 유선회장은 “당시 돈으로 100명 직원 월급 80만원가량이 금고에 다 들어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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