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17승 ‘테니스 황제’
올림픽선 노메달 수모
3전4기 금메달 도전장
축구 브라질·육상 포웰 등
무관 딱지 떼어낼지 관심
자타공인 최고의 실력과 기량을 갖췄지만 올림픽 무대에만 서면 작아지는 이들이 있다. 메달 색깔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선수의 실력과 기량을 따라가게 마련이다. 땀 흘린 시간과 노력이 결과와 비례한다는 점에서 스포츠는 정직하다. 올림픽은 그 정직함을 가장 순수하게 겨루는 축제의 장이다. 벌만큼 벌었고 누릴 만큼 누렸어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정상급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누려보고 싶은 영광이다. 올림픽 ‘무관의 제왕’들이 런던에서 ‘무관’이라는 딱지를 떼어낼 수 있을까?
▶네 번째 도전하는 ‘테니스 황제’= 테니스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17회)에 빛나는 로저 페더러(31)는 올림픽 무대에만 서면 작아지는 대표적인 ‘무관의 제왕’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이후 네 번째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 페더러이지만 그간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은커녕 동메달도 목에 걸어보지 못했다. 2008년 이후 4년 만에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탈환한 페더러는 지난 16일 샘프라스의 최장 세계랭킹 1위(286주) 기록을 갈아치우며 금메달 전망을 밝히고 있다. 페더러가 무관의 한을 런던에서 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림픽에선 늘 ‘우승후보’ 브라질 축구=월드컵 5회 우승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브라질 축구도 올림픽 무대에서만큼은 만년 ‘우승후보’다. 2014년 월드컵 개최국인 브라질은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무관의 한을 풀고 다음 월드컵에서 줄리메컵을 되찾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브라질은 이집트, 벨라루스, 뉴질랜드와 함께 본선 C조에 속해있다. 26일 이집트와 첫 경기를 치르는 브라질은 스페인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브라질이 ‘우승후보’에서 벗어나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을지도 런던 올림픽의 관전 포인트다.
▶남자 단거리 100m 포웰, 2인자 설움 털어낼까=100m 9초대 주파 70여 차례를 기록한 아사파 포웰(29)은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큰 대회와는 유난히 인연 없는 스프린터다. 한때 남자 100m 세계 신기록 보유자였던 포웰은 최근 몇 년간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6)에 가려 스포트라이트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포웰은 100m와 200m를 석권한 볼트에 밀려 2인자의 설움을 톡톡히 맛봤다.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도전인 포웰이 런던에서 2인자의 설움을 털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 첫 올림픽 무대에 서는 베테랑 여자 스프린터=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100m 기록(10초64) 보유자인 카멀리라 지터(33)는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등 메이저대회와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부상으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던 지터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도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여자 100m 금메달을 목에 건 지터는 런던 올림픽 미국 대표선발전에서도 여자 100m 우승을 차지하며 생애 첫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정진영 기자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