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우린 은행에서 결혼해요”…행내 예식문화 확산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결혼 비용에 대한 거품 논란이 사회 문제로 부각된 가운데 은행권을 중심으로 ‘행내 예식’이 확산되고 있다. 행내 예식은 은행(본점) 강당과 식당, 주차장 등을 빌려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비용 절감은 물론 애사심도 키울 수 있어 ‘1석2조 효과’를 낸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 2월부터 주말마다 서울 회현동 본점 4층 강당을 결혼식장으로 임직원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비좁은 통로 대신 의자 위로 입장로를 만들고 예식이 있는 날에는 경비직원이 추가로 배치돼 보안문제를 해결했다.

7층 구내식당은 피로연 장소로 활용된다. 예식 및 피로연 장소는 무료로 제공되고, 꽃장식 등 예식장 세팅 비용은 조화의 경우 전액 지원된다. 피로연에 사용되는 음식은 은행과 외부업체의 장기계약으로 시중가 대비 30~40% 저렴하게 제공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전 수요 조사 결과 미혼 직원 75% 이상이 은행에서 결혼하고 싶다는 의견을 냈다”면서 “지난달 말 현재 12쌍이 예식을 치렀고 내년 4월까지 38건이 예약돼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서울 태평로 본점 20층에 있는 강당과 구내식당을 미혼 행원들의 예식 장소로 무료 대여하고 있다. 위치적으로 교통과 전망이 좋고 주차장이 잘돼 있어 하객들의 반응이 더 뜨겁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사내 복지 차원에서 2여년 전부터 예식장으로 개방하고 있다”면서 “매년 실속파 커플들의 이용 문의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부터 행내 예식을 선도해온 외환은행은 최근 서울 명동 본점 강당을 리모델링하면서 예비 신혼부부의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한달 평균 4~5건의 결혼식을 치러지고, 오는 9월까지 총 11건이 예약돼 있다. 행원뿐만 아니라 지점장급 이상 퇴직자 자녀도 이용할 수 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감독원 강당도 예식장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청소용역 비용 등으로 강당 이용료(20만원)를 받고 있지만 접근성은 물론 규모가 크고 깔끔해 예식장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직원 및 퇴직자 자녀들이 이용할 수 있으며, 연간 30여건의 결혼식이 치러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내 강당에서 예식하는 자녀를 보면서 부모님은 물론 친지들이 뿌듯해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면서 “접근성은 좋고 결혼 비용은 줄이고 애사심은 키울 수 있어 회사에서도 권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ip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