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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분석>朴의 장점은 ’정기예금’-단점은 ’불통과 비전부족’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박근혜는 ‘정기예금’이다”

‘정기예금’은 원금은 물론 이자와 만기가 모두 확실하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0’(제로)에 가깝다. 그만큼 안정적인 투자처로 통한다. 하지만 정기예금은 투자 메리트가 크지 않다. 고만고만한 투자처라는 애기다. 게다가 대마불사의 은행들도 파산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 듯, 정기예금도 원금을 모두 날릴 가능성은 언제나 상존해 ‘리스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는 그런 점에서 ‘정기 예금’에 비유되곤 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박 경선후보는) 액수도 원금도 알려져 있고, 이자도 알려져 있으며 만기에 얼마 타는지도 알려져 있다”며 “정치적 파괴력, 능력이 여러번 검증돼서 그 바운더리(경계)가 불확실성이 없을 정도로 딱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가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박 경선후보의 장점과 과제를 조사한 결과, 박 경선후보의 강점은 ▷원칙과 신뢰 ▷오랜 정치경험 ▷탄탄한 정치적 기반 등이 꼽혔다. 이와함께 여권 주자로는 드물게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양대 화두를 선점했다는 점도 전문가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았다.

‘원칙과 신뢰’가 박 전 위원장의 가장 큰 강점임에는 이견이 없다. 윤종빈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상식은 안철수, 원칙은 박근혜”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믿을 수 있는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준 다는 점에서 박 전 위원장의 강력한 무기라는 의견이다.

최진 대통령 리더십 연구소장은 “험난한 정치 과정을 헤쳐나오면서 신뢰와 원칙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심었다”면서 “오늘날 원칙없는 정치판 속에서 원칙의 정치, 그 이미지가 빛을 발한다”고 밝혔다.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정외과 교수 역시 “정당정치 등 정치 경험이 많다. 총선을 이끌면서 보였던 헌신적인 모습들, 자기가 약속한 것은 지킨다고 하는 신뢰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점 못지 않은 과(過)는 박 경선후보를 ‘50% 마의 벽’ 안에 갇혀 놓는다. 그런 점에서 함성득 고려대 교수는 12월 대선을 ‘박근혜 대 박근혜의 싸움’으로 본다. 박 경선 후보가 자신의 과(過)를 얼마나 극복하냐에 따라 대선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특히 ▷소통의 부재 ▷과거(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 5ㆍ16 쿠테타와 유신체제, 정수장학회, MBC 문제등)의 짙은 그림자 ▷부족한 융통성 ▷복고적 이미지 ▷지나친 보수색체(국가관 논란 등) 등은 박 경선후보가 털고 가야 할 문제로 꼽는다. 이와함께 다양한 집단을 포용하고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성인 교수는 “(박 전 위원장이) 미래를 보는 비전이 있냐”며 “현상적으로 보이는 것 외에 시대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보는 혜안이 있냐는 부분은 테스트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식 전 국회의원도 “복고적 보수의 상징이 아니라 깨끗하고 미래 지향적인 보수의 상징이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못 주고 있다”며 “다른 세력과도 함께 국정 운영을 논할 수 있는 탄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 소장은 “아버지 박정희의 짙은 그림자, 과거의 정형화된 패러다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교수는 “아버지의 그늘, 산업화의 산물, 포용력이 문제”라고 꼬집었으며, 함성득 고려대 교수는 “아버지 세대의 공과를 스스로 털고 가야한다. 진솔한 사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경선후보의 강점으로 꼽히는 ‘원칙’도 ‘융통성 없는 지도자’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낳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원칙’이 양날의 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나친 원칙론자의 모습은 확고한 지지층에게는 신뢰를 가져다 주지만, 그렇지 못한 유권층에게는 등을 돌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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