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이집트 대통령 “의회 다시 개원하라”
군부에 정면 도전장…충돌 우려
무함마드 무르시<사진> 이집트 대통령이 지난달 군부의 의회 조치를 무효화하고 의회 재소집을 명령하면서 군부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AFP통신은 8일(이하 현지시간) “무르시 대통령이 지난 6월 15일 이집트 헌법재판소의 의회해산 명령을 무효로 돌리고 의회 재소집을 요구하는 대통령령을 발동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관영 메나(MENA)통신도 이날 야세르 알리 이집트 대통령 보좌관의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새 의회 구성 때까지 (해산된)의회를 다시 개원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번 명령은 헌법재판소의 의회 해산 결정을 뒤집는것으로, 무르시 대통령이 사실상 군부에 도전장을 냈다는 평가다. AFP는 “무르시의 이번 결정은 이집트 군 최고위원회(SCAF) 및 헌재와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평했다. SCAF와 헌재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퇴진 후 이집트를 사실상 장악했던 최고권력 집단이다. 일각에서는 ‘무르시가 군부에 일격을 가했다’고도 평했다. 이 같은 ‘일격’에 이집트 군부는 당혹스런 표정이다. SCAF는 즉각 8일 비상회의를 소집, 이번 명령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고 메나 통신이 보도했다. 주요외신도 “이번 비상회의는 후세인 탄타위 SCAF 의장이 직접 소집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대선 승리 이후 무르시 대통령은 사실상 ‘허수아비’가 됐다는 평가가 중론이었다. 의회해산으로 입법권이 사실상 군부의 손에 넘어갔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결정 직후 SCAF는 새 의회 구성 때까지 입법권과 예산감독권을 자신들의 권한 아래 두는 임시헌법을 발동, 새 대통령에게 부여될 권한 중 상당 부분을 가져갔다.

따라서 군부도 눈치채지 못한 무르시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는 예상 밖이라고 이집트 정치권은 평했다.

한편 무르시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윌리엄 번스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의 회동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미국으로부터 모종의 ‘지지 의사’를 확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르시 대통령은 올 9월 뉴욕에서 열릴 유엔총회에 참석해 집권이후 최초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대면할 예정이다.

<윤현종 기자>
/factis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