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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 미니멀리즘, 절제된 감성 충만한 해금연주자 꽃별의 ‘숲의 시간’
<사진>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여우락(樂)페스티벌’에서 ‘숲의 시간’을 제목으로 공연을 펼치는 꽃별. [사진제공=포니캐년]
“어려울 수 있겠지만 그 어려움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마음을 열고 들으면 그리 어렵지 않아요.”

국악계의 ‘뮤즈’라고 불리는 해금연주자 꽃별이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 동안 국립극장에서 ‘여우락(樂)페스티벌’의 하나인 단독콘서트 ‘숲의 시간’을 연다.

그동안 누구보다 ‘우리음악’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터. 공연을 앞둔 그가 처음 한 말은 “국악과 서양음악이 함께하는 무대를 만들기가 쉽지만은 않다”였다. 하지만 해금이란 악기는 국악의 5음계를 벗어날 수 있는 자유스런 악기다. 해금이 가진 이런 장점은 어떤 악기와도 조화로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꽃별은 “해금은 어떤 악기와 만나도 자기 고집을 최소화해 어울릴 수 있는 악기”라며 “소박하면서도 무한한 음정을 낼 수 있고 어떤 악기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다”고 표현했다.

<사진>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여우락(樂)페스티벌’에서 ‘숲의 시간’을 제목으로 공연을 펼치는 꽃별. [사진제공=포니캐년]

이번 공연에서도 기타, 거문고, 피아노, 휘슬, 아코디언, 첼로 등의 악기와 협연을 펼친다. 악기는 풍성하게 구성됐지만 5집 앨범 ‘숲의 시간’에 가득 담긴 미니멀리즘은 그대로 유지한다. 그는 “전체적으론 풍성하지만 매 곡을 연주하는 악기는 최소화했다”고 했다.

‘숲의 시간’은 ‘공(空)’을 담고자 했다. 비움을 담는다, 모순일 수도 있지만 전작인 네번째 앨범 ‘옐로우 버터플라이(Yellow Butterfly)’가 갖지 못한 감성을 담고 싶었다. 꽃별은 4집에서 해금의 화려함, 강렬함을 보여주고 싶어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몸집도 키웠고 버릴 음정도 다 내느라 노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다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서로 높이 올라가려 경쟁하는 마천루도 싫어지고 환경에 대한 생각도 생겼다. 그는 “열정과 감정들이 일순간 모두 지나가 사라진 느낌을 담고 싶었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5집의 ‘쉬’, ‘연’, ‘바다새, 바다에 잠들다’를 뺀 나머지 곡들이 모두 연주된다.

<사진>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여우락(樂)페스티벌’에서 ‘숲의 시간’을 제목으로 공연을 펼치는 꽃별. [사진제공=포니캐년]

숲, 삶과 죽음을 표현하고자 한 곡, ‘초수대엽’은 꽃별이 “영혼이 떠나기 전에 듣고 싶은 음악”이다. 이번 공연에서 무용수 최낙권의 율동과 함께 선보이는 이 곡은 클라이막스와 주멜로디가 없지만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게 만드는 음악이다.

그는 이번 무대를 통해 “(관객들을)흥분시키고 신나게 만들기보단 그들이 치유받고 울 수 있고 그러면서도 평화로운 뭔가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여우락(樂)페스티벌’은 젊은 우리음악가들을 위한 축제다. 서로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이들을 키울 수 있는 장이 되는 것이 취지다.

꽃별의 이번 공연에는 그가 가르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제자인 김주현이 거문고 연주로 처음 데뷔한다. 대학교 1학년 자신도 소리꾼 김용우의 세션으로 참가했었고 김주현도 지금 대학 1학년이다.

국립국악고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는 꽃별은 요즘 제자들이 너무 사랑스럽단다. 이젠 누군가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방법도 배운 것 같다고 한다. ‘숲의 소리’로 만나는 꽃별의 연주, 관객들에게도 그런 사랑을 전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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