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상반기 실적은 실제 글로벌 경제위기의 정중앙을 지나고 있다는 우려를 무색하게 할 만한 호성적이다.
전문가들의 눈은 벌써부터 올 한 해 삼성전자의 ‘200(매출 200조원)-20(영업이익 20조원) 클럽’ 가입에 쏠려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IT 및 전자제품의 수요를 보수적으로 추산하더라도 스마트폰, 반도체, TV, 가전 등 각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과 경쟁력이 독보적이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은 더 좋을 것이라는 관측이 그 배경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현재 삼성전자의 주요 수익 분야인 스마트폰의 독주 체제는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S 3’의 글로벌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하반기에만 2500만대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본에서 출시 나흘 만에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초기 반응이 매우 좋다는 점은 이러한 시나리오의 현실화를 뒷받침한다.
일부에서 문제제기했던 갤럭시S 3 부품 부족 문제도 서서히 해소될 전망이다. 북미 지역에 출시되는 갤럭시S 3에 탑재되던 퀄컴의 ‘스냅드래곤S 4’가 대만의 생산업체 TSMC 수율 문제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상태였지만, 최근 퀄컴이 중국 UMC와 삼성전자에 파운드리(수탁) 형태로 S 4 생산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최근 알려지면서 갤럭시S 3 부품 공급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유일한 우려점인 애플과의 특허소송 결과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 ‘갤럭시탭 10.1’과 ‘갤럭시 넥서스’에 대해 판매 금지 처분을 받기는 했지만, 두 제품의 판매량이 해당 지역에서 미미한 수준이라 실적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애플의 특허 침해 주장 부분을 피할 수 있는 여지도 많아 우려할 바가 크지 않다.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200-20 클럽’ 가입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수년간 하락하던 PC D램 가격이 공급 시장의 구조조정에 힘입어 상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고, 모바일 D램 역시 애플의 신제품 출시 등에 힘입어 가격 정상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TV와 가전제품 역시 성수기인 하반기를 맞아 피치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7년 연속 1위가 예상되는 TV 분야에서는 하반기 55인치 LED TV 양산 등에 힘입어 실적 증가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 분야 역시 ‘윤부근 체제’하에서 900ℓ 냉장고 등 혁신적인 제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욱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영상ㆍ홍승완ㆍ정태일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