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기존의 이등병-일등병-상등병-병장, 4계급제를 이등병을 제외한 3계급제로 바꾸자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김원대 한국국방연구원(KIDA) 현역연구위원은 4일 ‘병 복무동기 유발방안’을 주제로 한 KIDA의 세미나에서 “현 계급구조가 복무기간에 비해 지나치게 세분화돼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세미나에서 신병기간에 이등병 계급을 임시로 부착하고 수료 시 일병 계급을 부여하는 방안과 더불어 이등병 계급을 폐지하고 서열개념의 ‘등’자가 삭제된 일병-상병-병장, 이렇게 3계급으로 운영하는 2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이등병’ 계급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과 병영 내 열등감이 잔존한다”며 “계급에 대한 의미를 재인식하도록 하고 책임감을 부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앞서 국방부는 유사한 취지로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이겠다는 내용의 병영문화 선진화 추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등병’의 효용성에 대한 군 내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셈이다.

김 연구위원은 또 “제작 단가만을 고려한 듯한 디자인이란 인식 때문에 가치를 부여하는 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현재 병사들이 계급장을 본래 의미인 ‘지구의 지표면’이 아닌 ‘작대기’로 인식하고 있다”며 병사들의 계급장도 무궁화 표지 문양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간부들의 경우에는 ‘국가에 대한 헌신’이란 의미로 무궁화 문양의 계급장을 사용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아울러 “작전, 재해복구 지원, 공사투입 등 갑작스런 임무부여로 휴식이나 휴무일이 침해받을 경우 부대에서 별도의 대체일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자”며 장병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해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계획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임무가 병사들의 동기를 저하하고 ‘○○점검의날’과 같이 부대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일과성, 선언적 의미의 상급부대 공문이 전시행정을 유발한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김원대 연구위원 뿐 아니라 이날 열린 전문가 토론에 참석한 김광식 KIDA 책임연구위원은 “병사들의 소극적 복무태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존중과 보상”이라며 “최소한 사회의 최저임금에 근접한 수준의 병사급여가 책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남규 국방부 병영문화개선단 정책개발팀장은 “1999년 군 가산점제 위헌 판결 이후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과 군 복무 기피현상이 더욱 심해졌다”며 군 가산점제도의 재도입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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