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등 매수세 U턴
삼성전자·LG화학 쓸어담고
현대重·SK이노베이션 차익실현
매수상위 10종목 상승률 4%


오랜 조정으로 지쳐가고 있는 증시에 기관이 버팀목으로 떠올랐다. 외국인들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기관이 시장 주도권을 틀어잡은 것이다.

기관은 업종보다는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사들였으며, 전문가들은 펀드 자금 유입 추세를 감안하면 기관 주도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이 주도하는 증시=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아래로 내려간 지난달 21일 이후 전일까지 기관은 1조575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조3492억원을 순매도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동안 시장의 주도력은 기관보다는 외국인에게 있었으나 거래대금의 감소 과정에서 지난달 중순 이후 기관 쪽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투신권의 자금 집행이 두드러졌다. 기관 매수금액 중 6011억원을 투신이 사들인 것이다. 조정장에서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실탄이 충분히 마련됐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1일 이후 증시가 급락하자 신규 투자자금의 유입이 급증하기 시작했다”며 “한동안 주춤했던 기관이나 법인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머니의 자금 유입이 조정장에서 다시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연기금의 행보도 긍정적이다. 그간 조정장에서도 관망세로만 일관했던 연기금이 매수세로 방향을 잡았다.

▶조정장에서 낙폭과대주 쓸어담아=기관이 조정장을 틈타 사들인 종목은 낙폭과대주다. 기관은 지난달 21일 이후 전일까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으며, LG화학과 OCI 호남석유 KT 금호석유 삼성엔지니어링 등도 기관 매수 상위 종목에 올라왔다.

반면 상반기 상승세를 보였던 기아차에 대해서는 차익 실현에 나섰으며, 현대중공업과 LG전자 SK이노베이션 CJ제일제당 한국타이어 등은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한국전력과 엔씨소프트 KT&G 삼성화재 SK이노베이션 등을 사들이고, 삼성전자와 현대차 LG화학 LG전자 KB금융 등을 매도했다.


기관이 수급을 주도하다 보니 수익률 역시 기관이 앞섰다.

해당 기간에 기관의 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상승률은 평균 4%였으며, 외국인의 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상승률은 평균 1.35%에 그쳤다. 기관과 외국인 매도 10개 종목의 평균 하락률은 각각 -3.47%, -1.15%다.

개인의 성적표가 가장 나쁘다. 오를 만한 종목은 갖다 팔고, 내릴 종목만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인 10개 종목은 평균 4.87% 하락한 반면, 매도한 종목은 평균 5.98% 상승했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