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일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을 통해 전면적인 비상 경영을 선포했다.
한국증권은 비상 경영을 통해 직원들에게 법인카드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에어컨 등 전기 사용량도 줄일 것을 당부했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증권업 전체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위기 대응 차원의 경영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증권은 2011회계년도(2011년4월~2012년3월)에 당기순이익 2200억원으로,60개가 넘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올해 1분기에도 한국증권과 한국투신운용 등을 포함한 한국금융지주 기준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4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 수치가 전년동기 대비 45%나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KTB투자증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증권은 전년동기 대비 -95.8%, 삼성증권은 -56.8%, 키움증권은 -47.3%, 우리투자증권은 -46.5%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다수 증권사의 실적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실적 쇼크 우려에 다른 증권사들도 잇따라 비상 경영에 들어간 상태다.
한화증권은 지난 2일부터 집중근무제 도입 등 비상경영체제를 선포, 오전 9시반부터 11시반까지를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해 흡연 등을 위해 자리를 비우지 않도록 제한했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서태환 사장 지시로 지난달부터 업무추진비 20% 감축 등 비상경영을 선언했고, 우리투자증권도 오후 7시 이후 외부조명간판을 1개까지만 켜도록 하는 등 비용절감에 나선 상태다.
교보증권은 접대비, 조직운영비, 부서운영비도 줄여 이 가운데 최대 50%를 수익창출과 직결된 영업활동에 지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연말 미국 대선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이어지면서 증권업계의 비상 경영은 상당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박윤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방향성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브로커리지 뿐 아니라 자금 조달 및 상품운용에서 증권사들의 영업환경은 부진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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