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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명·출신·경력 다 빼고…‘조선의 국모’ 치켜세우기
北, 김정은 생모 고영희 우상화 영상보니…
선글라스 끼고 하이힐 신고
군시찰 동행…장성들과 한손악수
재일교포에 김정일 ‘후실’ 출신
“구체정보 없어 효과 미미”


북한 새 권력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모인 고영희는 국모급 이상이었다.

KBS와 일본 TBS가 입수해 지난 1일 각각 방송한 ‘위대한 선군 조선의 어머님’ 제목의 선전영화에서 고영희는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 옆에서 군부대 시찰을 하며 군 장성들과 한 손으로 악수를 하는 등 김정일과 동반자적 위치로 활동하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2일 KBS에 따르면 75분 분량의 이 영상은 김정일 생전 제작돼 고영희 회갑일인 지난해 6월 26일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올 5월 소수 고급 간부 대상 상영에 그쳤다.

국모 우상화 차원에서 제작된 이 영화에서 고영희는 ‘어머니’ 또는 김정일 육성으로 ‘우리 집사람’이란 호칭으로 등장할 뿐 실명, 출신 성분, 경력 등이 전혀 소개되지 않고 있다. 고영희가 북한에선 적대계층인 재일교포 출신인 데다 정실이 아닌 점에 미뤄 영화가 공개됐을 때 ‘고영희가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만 증폭시킬 뿐 선전 효과가 낮을 것이란 분석 때문에 일반 공개는 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영상 속에서 만수대예술단 시절 고영희는 산뜻하고 예쁘장한 미모와 활달한 성격이 엿보인다. 김일성 사후 국모 반열에 올라 김정일과 군부대 시찰을 할 땐 선글라스를 끼고 하이힐을 신은 채 한 손으로 악수하는 모습이 당당하다. 또 국내외 귀빈을 만나거나 일반에게 ‘김정일의 시계’를 직접 채워주는 등 영락없이 영부인의 풍모다.

김정은의 어린 시절 수학 사진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열 살 남짓해 보이는 어린 김정은은 벌써 별 4개짜리 군복을 입고 있고, 그 옆엔 고영희가 서 있다. 영화는 또 김정일의 어머니 김정숙이 김일성의 전투복을 만드는 사진과 고영희가 김정일의 군복을 만드는 사진을 나란히 보여주기도 했다.

‘우리 어머님 제일 좋아’라는 고영희 칭송 노래, 김정일과 북한 상황에 대해 담담하게 말하는 고영희의 육성은 친근한 어머니 모습을 풍긴다.

하지만 북한 주민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연민이 없고, 고영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빠진 점에서 우상화 효과는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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