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주남 기자］스페인의 구제금융 요청이 공식적으로 발표되면서 스페인 은행권 부실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페인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이란 전망에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유로화 가치는 하락했다.
또다른 신용평가사 피치가 키프러스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한단계 강등하며, 등급 전망도 ‘부정적’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에 이어 키프러스의 구제금융 신청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유로존 위기 장기화 우려를 부추겼다.
여기에다 유로존 위기 해법으로 기대를 모으는 유로본드 도입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가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것도 글로벌 주가 폭락을 이끌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 주택지표의 호전에도 유로존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38.12포인트(1.09%) 떨어진 12,502.66에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56.26포인트(1.95%) 내려간 2,836.16에 종료됐다.
미 상무부는 지난 5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대비 7.6% 늘어난 36만9천채(계절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0년 4월 이후 2년여만에 최고치인데다 시장 예상치 34만6천채보다 많은것이어서 주택시장이 회복세에 접어 들었다는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5월 신규주택의 중간 판매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6% 상승한 23만4천500달러를 기록, 가격도 상승세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택지표 호전이 시장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유로본드 도입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가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소식에 오는 28-29일(현지시간) 열리는 EU정상회담에서도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미국 증시에 앞서 끝난 유럽 주요 증시도 폭락세로 마감됐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1.14% 떨어진 5,450.65로 거래를 마쳤다.독일 DAX 30 지수는 2.09% 내린 6,132.39로 장을 마쳤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2.24%나 폭락한 3,021.64로 마감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증시는 각각 3.67%와 4.02% 폭락했다.벨기에(-0.89%), 스웨덴(-2.43%), 스위스(-0.75%), 오스트리아(-1.54%) 등 다른 증시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국제유가도 유로존 우려에 하락했다.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55센트(0.7%) 떨어진 배럴당 79.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39센트(0.4%) 하락한 배럴당 90.65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금값은 지난주의 하락에 따른 반발매수세 유입으로 상승했다. 8월물이 지난주 종가보다 21.50달러(1.4%) 오른 온스당 1,588.40달러에 장을 마쳤다.

한편, EU 27개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정례회의를 열어 유럽 기업들의 이란산석유 거래를 예정대로 7월 1일부터 금지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석유류 제품의 값이 오를 것으로 우려된다.
EU의 제재 조치에는 유럽 보험사와 재보험사들이 이란산 석유 수송 해운사에 대한 보험을 취급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금융 제재도 포함돼 있다.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면 원유 수송 선사들은 각종 재해가 날 경우 엄청난 보상금을 부담해야 하는 위험 때문에 사실상 선박 운항을 못하게 된다.
이에 따라 유럽계 재보험사를 대부분 이용하는 한국 등은 내달 1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송선 운항이 어려워진다.수송기간을 감안할 경우 내달 말부터는 국내 전체 원유 수입량의 8.9%를 차지하는 이란산 원유가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돼 석유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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