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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대투證 김지완 사장의 아름다운 퇴장…출근 마지막날 새벽 조깅 인터뷰
[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지난밤 미국증시는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의 퇴임 우려로 2%가 넘게 급락했습니다.”

투자전략부 양경식 이사의 말에 22일 오전 대표이사로서 마지막 새벽 조깅을 마친 김지완 사장이 웃음을 터트렸다.

기자가 김 사장과 새벽 조깅을 함께 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8년 2월 하나대투증권 대표로 취임한 김 사장이 그해 7월 부서장들과 매주 목요일 여의도 공원 5.1km를 뛰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가 첫 번째다.

공원 두 바퀴를 돌고 나서 몇 명이나 왔는지 번호 붙이기를 하는 것과 전일 미국 시황이나 채권 시황, 그리고 한주간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보고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한차례 연임을 거쳐 4년간 한 주도 빠짐없이 뛰었으니 약 200회가 넘는다. 일희일비하기 쉬운 증권업계에서 김 사장을 최장수 CEO로 이끈 것은 바로 이런 꾸준함이다.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맨 앞줄 가운데)이 22일 새벽 6시에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임직원 85명과 본지 안상미 기자(맨 앞줄 왼쪽)와 함께 조깅을 하고 있다. 김 사장은 1998년 부국증권 대표이사를 시작으로 2003년 현대증권 사장을 거쳐 2008년 2월 하나대투증권의 최고책임자로 부임했으며, 이날로 임기를 마쳤다.

1981년 부국증권 이사(당시 36세)를 시작으로 임원생활만 30년이며, CEO로서는 1998년부터 15년째다. 쉽지 않은 기록이다. 그야말로 ‘레전드급’인 셈이다.

그는 “하루이틀이 아니라 꾸준히 일찍 일어나 운동을 했던게 가장 큰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만한 건강관리가 없었다면 매년 전국 110여개 영업점을 모두 방문하고 직원들의 기를 북돋워주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1000km가 넘는 여정을 직원들과 같이 하는 동안 변화도 많았다. 우선 새벽 조깅이 목요일에서 금요일로 바뀌었다. 사람도 늘었다. 처음 하나대투증권 부서장만으로 시작했던 새벽 조깅은 이제 흡수합병한 IB 부문과 계열사인 하나UBS자산운용 임원들까지 가세하며 90명 안팎까지 불어났다.

그 보다 더 큰 변화는 하나대투증권 내부에서 일어났다. ‘투신’의 색이 짙었던 하나대투증권에 브로커리지 점유율 확대 등 ‘증권사’로서의 옷이 입혀졌고, 직원들 사이에 ‘화이팅’ 분위기도 퍼져갔다. 


떠나는 그가 당부한 것은 바로 ‘겸손’과 ‘공부’다. 업계에 몸담은 지난 40년간을 돌이켜보니 주식투자로 성공하긴 쉽지만 겸허한 마음이 없으면 꼭 한번은 당하더라는 것이다.

김 사장은 “금융업 중에서도 증권은 첨단금융“이라며 “증권업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항상 공부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퇴임 다음날은 가장 친한 벗과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저기 저쪽에 보이는 북한산이 제 가장 오랜 벗입니다. 내일은 북한산 열두 대문을 일주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으려고 합니다. 이제 뭐할거냐고요? 걸어야죠. 올레길도 걷고, 백두대간도 종주하고,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도 가고.”

김 사장은 같이 뛴 임직원들을 위해 골프장갑을 준비했고, 임직원들은 그간 같이 뛰었던 사진과 백두대간 종주 지도를 김 사장에게 선물했다.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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