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그리스ㆍ스페인 등 뱅크런 확산…은행예금 30% 빠져나가
[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에서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이 확산되고 있다. 은행이 도산하거나 유로존이 붕괴될 경우 손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면서 재정위기가 심각한 그리스, 스페인은 물론 독일 등 안정적인 국가에서조차 은행 예금을 인출해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리스는 지난 2009년 부채위기가 발생한 이래 올해 4월까지 720억유로의 은행 예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은행 예금 총액의 30%에 달하는 규모다.

최대 10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신청한 스페인은 지난해 예금이 6% 줄어든 데 이어 지난 4월에만 총예금의 1.8%인 31억유로가 인출됐다.

유럽인들은 은행에서 인출한 예금을 독일, 스위스, 미국 등 더 안전한 국가의 은행에 재예치하거나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스페인 국민들은 은행에서 빼낸 돈을 스위스, 미국 등 해외로 옮기거나 부동산 거품 붕괴로 폭락한 국내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이탈리아인들은 다음번 구제금융 신청 국가가 될 지 모른다는 우려에 은행 예금을 인출해 해외 부동산을 구입하고 있다.

이탈리아 부동산중개협회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6만~7만명의 투자자들이 독일, 스페인 등지의 해외 부동산에 투자했으며 연간 투자규모는 4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경제가 안정적인 독일에서까지도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화 부양을 위해 대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실시되는 그리스 2차총선 결과에 따라 유로존의 뱅크런은 더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스 2차총선에서 구제금융 재협상을 요구하는 정부가 들어설 경우 뱅크런이 급증해 유로존 재정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가 총선을 통해 국제사회의 구제금융 지원조건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정부를 탄생시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인들은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종종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유럽에서 이런 방식이 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도 “유럽의 지도자들은 그리스인들이 유로존 잔류 및 구제금융 조건 준수를 희망하는 정당을 지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탈리아가 절벽은 피했지만 구멍은 더 커지고 있다”며 “우리는 다시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pin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