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콘텐츠 없어 관심 저조
그나마 ‘키즈 콘텐츠’는 매력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다음스마트TV’가 지난 4월 출시 후 판매에 있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이렇듯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스마트TV 업계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헤럴드경제가 14일 스마트TV 제조업자와 판매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스마트TV 업계에서 다음스마트TV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관계자는 출시 이후 다음스마트TV 판매가 1만5000대를 넘어 목표치를 상회했다고 말했지만, 실제 총판을 담당하는 업체에 따르면 다음스마트TV는 이마트를 비롯한 17개 업체에서 7000대가량 판매됐다. 이 중 이마트TV와 함께 살 경우 10% 할인 행사를 진행했던 이마트에서 팔린 물량이 4000대이고, 선물 등으로 제공되는 특판 물량이 1000대다. 2000대 정도만 ‘조건 없이’ 팔린 셈이다. 스마트TV의 영향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통신업계에서도 다음스마트TV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통신 관계자는 “스마트TV는 영상이 송출되기 때문에 망 과부하가 우려되지만 다음스마트TV는 아직 판매량이 저조해서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19만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다음스마트TV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킬러 콘텐츠 부족’이다. 실제 스마트TV에서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다. 대부분 최근 출시된 스마트TV들은 ‘킬러 콘텐츠’를 갖고 있다. 삼성스마트TV의 경우 ‘피트니스’를 킬러 콘텐츠로 내세웠다. 이용자들은 삼성스마트TV를 설치하고 거실을 헬스장처럼 이용할 수 있다. 구글TV의 경우 다양한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유튜브가 콘텐츠의 핵심이다. 다음스마트TV 역시 키즈, 프리미엄 스포츠, 동영상, 앱, 인터넷 검색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지만 다음스마트TV만의 특징을 보여주는 킬러 콘텐츠는 없다. 영화나 드라마 등 주요 영상 콘텐츠는 IPTV나 기존 케이블TV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또 스마트TV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앱이 대다수를 차지해 스마트TV 앱 시장이 함께 성장하지 않으면 콘텐츠 부족은 지속적인 문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일부 이용자들은 “월정액이 무료지만 콘텐츠만 보면 인터넷 TV팟 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는 불만을 제기한다.
지난 4월 20일 처음 출시된 셋톱박스 형태의‘ 다음스미트TV’. |
플랫폼이 안드로이드라는 점은 제조상의 아쉬움으로 꼽힌다. TV가 아닌 휴대폰용 운영체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성능을 의심하게 된다는 것. 제조업계 역시 안드로이드 기반 다양한 앱을 TV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휴대폰’용 플랫폼이 TV에 얼마나 최적화되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 TV제조업체 제조 담당자는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두고 별도의 자체 플랫폼을 개발해 구글 TV에 적용한 이유가 무엇이겠냐”며 안드로이드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TV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다음TV의 미래까지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일단 키즈콘텐츠가 강하고 가격이 저렴해 아이들 있는 집에서 효과적이며, 셋톱박스만 있으면 어떤 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는 것은 최대 장점이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다음이 이미 2004년부터 스마트TV 사업을 계획했다”며 “10년 가까이 계획된 일이니 한 달 안에 사업성을 점치긴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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