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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펀드 “아이고 러시아, 이런 브라질…”
유로존 재정위기 장기화 전망속 글로벌 상품가격 급락…원자재 관련기업 비중 높은 ‘러·브 증시’ 직격탄
양국 투자 펀드 최근 1개월 수익률 -10%
글로벌 변동성 확대에 안전자산 쏠림 확산
유가·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회복 관건


러시아, 브라질 증시가 유로존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상품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원자재 관련 기업들이 증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브라질 증시가 충격을 입는 것이다. 러시아와 브라질의 앞 글자를 딴 ‘러ㆍ브’ 펀드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도 덩달아 고민이다. 러시아 펀드와 브라질 펀드 모두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0%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으로 일시적으로 다소 수그러들긴 했지만 유로존의 재정위기에 따른 상품 가격의 변동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따라서 해외 펀드 투자를 고려 중이라면 ‘러ㆍ브’보다는 선진국과 신흥국 가운데 각각 유망한 미국과 중국을 엮은 ‘G2’펀드가 낫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러ㆍ브 급락 까닭은= 12일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와 중국을 통칭하는 ‘브릭스’(BRICs) 펀드는 6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이어지며 글로벌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브라질과 러시아 주식시장은 글로벌 투자 자금의 이탈과 함께 그리스 및 스페인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국제유가 등 상품가격이 약세를 보인 탓에 다른 이머징시장보다도 하락폭이 크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와 러시아 RTS지수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각각 11.9%, 22.1% 급락세를 나타냈다.


브라질은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50bp(9.0%→8.5%) 인하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최근 브라질 중앙은행의 설문조사 결과, 올해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72%로 직전 전망치인 2.99% 대비 0.27%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보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정부의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가 위축된 데다, 유럽위기로 상품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주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주식시장도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상품가격의 영향력이 커져 상품가격과 더불어 당분간 주가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들어 러시아 증시는 지난 7일까지 6% 넘게 반등했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8일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2% 가까이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향방은= 러시아 브라질 증시의 운명은 원자재 가격의 회복 시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월 원자재가격은 G2 및 주요 국가들의 경제지표 부진과 유럽 재정위기 이슈로 인해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5월 초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80달러대로 추락하는 등 한 달간 17.5%(WTI 기준) 하락해 원자재 중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구리 가격도 중국 등 이머징국가의 경기둔화 우려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10% 이상 하락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고, 미국과 중국 등도 경기부양 조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자재 가격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면서도 “원자재 가격은 유럽 문제가 하나씩 해소돼가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될 때까지는 변동성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 펀드는 G2 펀드= 전문가들은 유로존 재정위기의 먹구름이 글로벌 경제를 검게 드리운 상황에서 향후 투자전망이 비교적 밝은 지역으로 선진국 가운데서는 미국을, 신흥국 가운데서는 중국을 꼽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주택 및 산업경기 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어서 주식시장 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4월 경기선행지수가 전월 대비 0.1% 하락하며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4월 주택 매매는 전월보다 증가하며 주택경기가 점차 회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런민(人民)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되고 있는 점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최근 기업의 세금부담 감소와 내수진작을 위한 소비부양책, 철도ㆍ통신ㆍ교육ㆍ의료 등에 대한 민간투자의 참여 유도 등도 실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자산관리컨설팅부 연구위원은 “브라질과 러시아 주식시장은 상품가격의 변동성 확대로 불안정한 주가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미국 중국 등에 긍정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재원 기자/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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