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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 조상, 아프리카 아닌 아시아서 나왔다
[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사람과 원숭이, 고등유인원의 조상인 유인원이 발원한 곳이 아프리카가 아닌 아시아라는,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은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과학전문 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은 4일(현지시각) 프랑스 포이티에 대학 등 국제 연구진이 최근 고등유인원의 발원지가 아시아임을 입증해줄 3700만년 전의 유인원 치아 화석을 미얀마 중부 오지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사람과 원숭이를 비롯한 고등유인원(apes: 오랑우탄.침팬지.고릴라 등), 이른바 ‘고등영장류’로 불리는 유인원(anthropoid)이 어디서 비롯됐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다만 과거 이집트에서 발견된 화석들 때문에 그 발원지가 아프리카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 15년간 발견된 화석들은 유인원의 발원지가 아프리카가 아닌 아시아일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특히 연구진은 아프리카 리비아 지역의 초기 유인원의 생김새가 다양한 것에 착안, 이들의 발원지가 다른 곳일 것이라고 추측해왔다.


연구진은 곧 ‘아프라시아 지지다에(Afrasia djijidae)’와 ‘아프로타르시우스 리비쿠스(Afrotarsius libycus)’의 긴밀한 유사성에 주목했다.

6년간의 세심한 작업 끝에 발굴된 치아 4개의 주인공, ‘아프라시아 지지다에’라는 화석의 학명은 해당 화석이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동시에 발견되는 고대의 것임을 시사한다. 지지다에란 이름은 발굴지인 모가웅 마을 소녀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3700만년 전, 이 지역에 살았던 아프라시아의 생김새는 최근 리비아의 사하라 사막에서 발견된 2800만년 전의 유인원, ‘아프로타르시우스 리비쿠스’와 비슷하다.

더욱이 아프라시아와 아프로타르시우스의 화석 모양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곤충을 먹이로 삼았을 것이라는 개연성이 엿보인다. 또 치아 크기로 보면 이들 유인원의 몸무게는 약 100g 오늘날의 안경원숭이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이 두 화석의 유사성을 놓고 초기 유인원이 아시아로부터 아프리카로 건너온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지금의 지중해보다 훨씬 넓은 테티스해를 사이에 두고 갈라져 있던 수천만년 전, 초기 유인원이 어떻게 아시아에서 아프리카로 건너갔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다만 유인원 뿐 아니라 설치류나 지금은 멸종한 안스라코테레스 등 다른 동물들도 아시아에서 아프리카로 이동한 것이 확실하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어 연구진은 아프리카로 이동한 뒤 아시아에 잔류하고 있던 초기 유인원들이 약 3400만년 전 지구 전체에 닥친 빙하기 동안 멸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유인원이 아시아로부터 아프리카로 이동한 것이 궁극적으로 훗날 아프리카에서 고등영장류와 인류의 진화 기반을 마련해 주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인류의 발원지가 아프리카지만 그보다 먼 조상인 유인원의 발원지는 아시아란 뜻.

한편 연구진은 초기 유인원이 미얀마와 리비아 사이 여러 지역에서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화석들의 추가 발굴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4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mne1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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